단독주택지 곳곳에서도 아파트 재건축이 추진되고 있지만 건물주 모두로부터 동의를 받아야 하는 까다로운 조건 때문에 재건축이 많은 난관에 부닥치고 있다.
이 때문에 대구 남구 경우 현재 15, 16곳에서 재건축 사업이 추진되고 있지만 구청으로부터 조합 설립 인가를 받은 곳은 3곳에 불과하다.
해당 지역 주민들의 반대 이유도 가지가지.
손모(60·대구 이천동)씨는 조합에서 추진중인 단독주택 재건축 사업에 동의할 수 없다고 했다.
30여년간 이 지역에 살고 있는 그는 두 달 전 지금의 3층 건물에 입주했다.
힘겹게 돈을 모아 지난해 9천만원을 투자해 대지 19평에 3층짜리 건물을 지은 그는 "가격이 맞으면 건물을 팔 수는 있지만 재건축을 위해 다시 허물 수 없다"고 했다.
특히 지난해 9월 건물을 신축할 때는 재건축에 대한 언급이 없었고 바닥 공사를 하는 동안 재건축 얘기가 나와 공사를 중단할 수 없었다고 했다.
그는 "재건축 계획을 알았더라면 건물을 짓지 않았을 것"이라며 "조합장과 같은 모임이고 친하지만 재건축에 동의하기는 힘들다"고 했다.
소방도로변 2층 벽돌 양옥집에서 살고 있는 김모(67·대구 이천동)씨의 경우 불안감 때문에 동의할 수 없다고 했다.
"아파트 건설 도중 부도나는 업체도 많다고 들었다"며 "재산이라고는 집 뿐이어서 투자하기에는 위험 부담이 너무 크다"는 것. 김씨는 "3년전에 7천만원을 들여 집을 지었는데 도로변이어서 교통 여건도 편리하다"고 자랑하면서 "그러나 보상금만 많으면 고려해 볼 수 있다"고 했다.
100여평의 땅을 소유한 박모(76·대명 봉덕동)씨도 주민들끼리 재건축 주택조합을 만들어 재건축에 나서는 모양새가 좋아 보이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이곳에 60여년 동안 살고 있다는 박씨는 "보상금을 평당 300만원 이상 준다고 하던데 그 말을 어떻게 믿느냐"고 했다.
박씨는 또 "나이 여든이 다 돼 아파트에 살고 싶지 않다"며 "차라리 손수 집을 지어 편안하게 살고 싶다"고 말했다.
한 건설회사 관계자는 "20년 이상된 단독주택들이 너무 낡아 비가 오면 새는 곳도 많다"며 "행정당국이 주민의 80~90% 동의만으로도 조합설립이 가능하게 하고 건축심의나 사업승인때 100% 주민동의를 얻도록 하는 등의 융통성을 발휘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창환기자 lc156@imaeil.com
댓글 많은 뉴스
이진숙·강선우 감싼 민주당 원내수석…"전혀 문제 없다"
[사설] 민주당 '내란특별법' 발의, 이 대통령의 '협치'는 빈말이었나
"꾀병 아니었다…저혈압·호흡곤란" 김건희 여사, '휠체어 퇴원' 이유는
[홍석준 칼럼] 우물안 개구리가 나라를 흔든다
첫 회의 연 국민의힘 혁신위, "탄핵 깊이 반성, 사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