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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사들이 직접 교재 만들어 '화제'…대구전자공고

대구의 교사들이 직접 만든 교재가 잇따라 교과서로 인정받아 교육계 안팎의 주목을 끌고 있다. 특히 이 교재들은 국내에 유사한 교재가 없는 특수 과목을 다루고 있어 전국 교재로 채택될 가능성이 높다.

대구전자공고 향장화공과 교사들은 12일 대구시 교육청에 '고등학교 화장품 공업' 교재의 최종 심의본을 제출했다. 교사 6명과 화장품 업체인 LG생활건강연구소 연구원, 대경대 교수 등 8명이 1년8개월여 동안 땀을 쏟은 이 교재는 이미 전문가 심사를 통과해 이달 중 인정받을 예정.

안희원 교사는 "학교 특성화로 지난해 전국 처음 화장품 관련 학과를 신설했지만 전공 교재가 대학은 물론 업계에도 거의 없어 자체 집필을 계획했다"며 "업계와 대학의 연구 성과, 외국 서적과 인터넷 사이트 등 가능한 모든 곳에서 자료를 구했다"고 소개했다.

국내 화장품 시장은 1조원이 넘는 규모지만 고교나 대학의 인력 양성 체계는 취약한 편. 때문에 유사 학과 신설을 계획 중인 다른 시·도 관계자들은 물론 대학과 기업에서도 대구전자공고의 교재 제작에 큰 관심을 보여 왔다. 학교 측은 화장품 개론, 피부, 약제, 용기 등은 물론 실습까지 자세히 다루고 있어 다른 지역에 화장품 관련 학과가 생기면 이 교재를 채택할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 8월 김학동 대중금속공고 교사는 '반도체 공정'이란 교재를 제작, 대구시 교육청의 인정을 받았다. 경북대 반도체공정교육지원센터의 협조를 받아 반도체 제작 이론과 실습 전 과정을 다룬 이 교재 역시 전국에서 찾기 힘든 책. 김 교사는 "예산이 없어 어려움을 겪었지만 국내·외 기업의 자료를 수집하고 대학 연구진의 도움을 받아 2년만에 결실을 거뒀다"고 말했다.

인정 교과서란 국정 또는 검정 교과서가 없는 등 특별한 경우 이를 대용할 수 있도록 교육부장관이 승인한 도서. 대구시 교육청 관계자는 "유사 교재가 없는 특수한 교과서를 교사들이 직접 만든 것은 다른 지역에서도 보기 드문 일"이라며 "앞으로 이 같은 연구와 집필이 활성화할 수 있도록 지원 체계를 갖출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재경기자 kjk@imaeil.com

사진:교과서를 자체 집필한 대구전자공고 교사들.

이채근기자mincho@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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