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우리들 생각-'강아지똥'을 읽고

권정생의 단편동화 '강아지 똥'은 1969년에 발표된 작품으로 현재 초등학교 1학년 교과서에 소개되고 있습니다. 쉽고 짧은 동화지만 이 속에는 살아가면서 절대 잊어서는 안될 인간의 '존엄성'과 '숙명', 그리고 '희망'에 대한 메시지가 담겨 있습니다.

남들에게 구박받던 강아지똥이 예쁜 민들레 꽃을 피워내는 거름이 된다는 줄거리를 통해 작가는 길가에 버려진 강아지똥도 남을 키워내는 귀중하고 살아 있는 영혼이라는 것을 보여주고 있죠.

이 동화를 읽고 다음을 생각하면서 자신의 의견을 200자 원고지 4장 내외로 써 봅시다.

1. '강아지 똥'과 같이 하찮고 쓸모 없다고 취급당하는 여러 가지 사례들을 사람들의 모습에서 찾아봅시다.

2. 현대는 외모가 곧 능력으로 평가받으면서 '성형'이 유행하고 있습니다. 겉모습만으로 평가하는 외모지상주의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요?

3. 동화 초반부에서 '강아지똥'은 남들의 말만 듣고 자신은 '똥'으로 태어나 아무 짝에도 쓸 데가 없을 거라고 체념합니다. 이런 사람을 우리는 '숙명론자'라고 부르죠. 운명이 이미 태어날 때부터 결정돼 있다는 '숙명론'을 어떻게 봐야 할까요?

4. 이 동화에서 강아지똥은 민들레를 만나 자신의 콤플렉스를 떨쳐버리게 됩니다. 내 콤플렉스는 무엇이었으며 이를 벗어버릴 수 있었던 계기는 무엇이었는지 생각해 봅시다.

△ 나의 생각으로 강아지 똥은 우리의 인생이고 참새, 닭, 소달구지는 인생의 장애물인 것 같다. 그리고 민들레는 인생의 희망, 즉 장래 희망을 뜻하는 것 같다.(정효원)

△ 만약 이 세상에 똥이란 똥이 다 사라지면 어떻게 될까? 식물이 서서히 사라질 것이다. 그리고 식물이 사라지면 공기가 더러워지고 그 공기를 마시면 병에 걸린다. 이러하기 때문에 이 세상에 하나라도 없으면 큰 피해를 입게 된다. 이 세상에 강아지똥보다 귀한 것이 없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석영태)

△ 처음엔 부모님께 화를 내어 혼이 난 후 울었었다. 그리고 "내가 왜 태어났을까"라고 하늘을 원망했다. 하지만 내 자신이 맡은 일을 열심히 해서 즐거웠던 것처럼 강아지똥도 하늘을 원망했지만 자기의 할 일을 찾아 즐거워하는 모습이 나의 옛모습을 떠올렸다. (윤흥렬)

△ 강아지똥은 겉으로는 더럽지만 마음은 깨끗한 것 같다. 그렇듯이 사람도 겉모습이 아니라 마음을 봐야 한다. 그래야 그 사람의 재능을 알고 할 일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정명길)

△ 아름다운 꽃처럼 우리들도 꽃처럼 행복하고 다른 사람의 기분을 아주 좋게 할 수 있다. 그러므로 우리는 살아갈 가치가 있다. 매일 좋은 날이라고 볼 수 없고 매일 나쁜 일이 일어날 수가 없다. 그리고 미래는 결정해주는 게 아니라 우리 스스로가 개척하는 것처럼 행복한 삶을 위해서 우리는 자기가 필요하다는 것을 깨달아야 한다. (김현수)

△ 강아지 똥이든 뭐든 무언가에 쓰일 때가 있다. 그러니 실패했다고 좌절한다면 그것은 참으로 어리석은 일이다. 무엇이든지 도전을 한다면 그것이 세상에서 가장 지혜로운 행동이라고 나는 평가한다. (김종휘)

△ 내 생각에는 강아지똥의 부정적인 생각이 자신이 쓸모가 없다는 것을 떠오르게 하는 것 같다. 모든 일은 자신의 마음먹기에 따라서 결정되는 법이다. 내가 만약 강아지 똥이었다면 항상 긍정적으로 희망을 갖고 때를 기다릴 것이다. (서영광)

대구 동성초등학교 5학년 1반 학생들은 독후감을 쓸 책을 학급회의를 통해 결정했다. 장명덕 교사는 "학생들이 지난 1년 동안 읽고 토론한 책들 중 가장 인상깊었던 책으로 권정생 작가의 '강아지똥'을 꼽았다"며 "이미 한 번 토론을 거친 책이라 작가가 전달하고자 하는 주제를 정확하게 이해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5학년 1반 학생들의 글은 너무 작가의 메시지에만 얽매이는 경향을 보여 아쉬움도 있었지만 줄거리에 치중하지 않고 자신의 생각만으로 전체 글을 이끌어가는 탁월함이 돋보였다. 특히 정효원 양은 작가의 비유에 대해 나름대로 분석을 하고 의미를 재부여했으며, 김종휘 군은 작가의 메시지를 일방적으로 받아들이는 것이 아니라 반론을 제기하며 작가의 의도를 분석하고 이해하려는 노력이 엿보였다.

자신의 경험담을 이용하는 것도 글쓰기에 있어 좋은 소재가 된다. 주제에 드러난 당위성을 되풀이해 이야기하는 것보다 자신의 경험을 솔직하게 털어놓는다면 읽는 이에게 좀 더 쉽고 명확하게 자신의 생각을 전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점에서 윤흥렬 군의 글은 문장이 매끄럽지는 못했지만 솔직한 경험을 통해 글을 시작해 눈길을 끌었다.

한윤조기자 cgdream@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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