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대입 사상최악 눈치작전 예고

2005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채점 결과 사회·과학탐구 선택과목 간 난이도 조절 실패로 원점수 만점 기준의 표준점수가 과목에 따라 6, 7점씩 차이 나 탐구영역의 과목 선택이 올 대학 진학에 최대 변수로 떠올랐다.

또 올해 처음 도입된 표준점수제로 인해 최고·최하점 간 격차가 좁아지고 동점자가 양산되면서 중·상위권 대학에서 사상 최악의 눈치작전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사회탐구=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 14일 발표한 수능 채점 결과에 따르면 쉽게 출제된 윤리, 국사의 만점자는 표준점수 61점인데 비해 어렵게 출제된 사회문화는 만점자 표준점수가 68점으로 7점이나 차이가 났다.

난이도가 극히 낮았던 윤리와 한국지리는 만점자가 각각 전체 응시자의 17.37%, 11.86%에 이르러 이들 전원 1등급이며, 한 문제만 틀려도 3등급이 되는 어처구니없는 결과가 나타났다.

때문에 수험생들의 탐구영역 점수는 4과목을 반영하는 대학을 기준으로 할 경우 모두 원점수 만점을 맞았다고 해도 선택과목에 따라 표준점수가 최고 20점까지 격차를 보이는 이른바 '로또 수능'이 현실로 드러났다.

▲과학탐구=화학Ⅰ, Ⅱ의 난이도가 높은 데 비해 생물Ⅰ, Ⅱ는 낮아 사회탐구와 마찬가지 현상을 보였다.

화학Ⅱ 만점자의 표준점수는 69점이지만 지구과학Ⅰ은 63점이었다.

생물Ⅰ 역시 1등급 구분 점수인 61점 이상이 14.18%에 달해 1점 차이로 2개 등급이나 떨어지는 결과를 빚었다.

과학탐구에서도 4과목을 반영하는 대학을 기준으로 할 경우 모든 과목에서 만점을 맞아도 어느 과목을 선택했느냐에 따라 표준점수가 최고 12점까지 차이가 났다.

▲수리영역='가'형과 '나'형의 만점자 표준점수 차이는 9점으로 모의평가에 비해 줄었으나 점수 분포는 여전히 상당한 차이를 보였다.

표준점수 130점 이상의 경우 가형이 8천538명, 나형이 4만2천648명이었으며, 120점 이상도 가형 2만9천3명, 나형 7만2천617명이었다.

이에 따라 수리 가형과 나형 응시자들이 동시에 지원 가능하고 수리 가형에 가중치를 5% 이하로 주는 중위권 대학 자연계 모집단위에서는 수학Ⅱ 선택과목을 포기하고 인문계인 나형에 응시한 수험생들이 강세를 보일 전망이다.

▲점수 분포=표준점수제 도입으로 수험생들의 점수 분포가 원점수에 비해 극히 좁아지고 동점자가 크게 늘어나면서 수험생들의 지원 대학 선택에도 큰 혼란이 일 것으로 보인다.

200점 만점인 수리 '나'형의 경우 최고점이 150점인데 비해 최하점은 68점으로 격차가 82점에 불과했고 외국어도 139~46점 사이에 모든 수험생들이 분포됐다.

윤일현 송원학원 진학지도실장은 "총점 1, 2점 범위에 수만 명이 몰려 있기 때문에 내신 비중이 작고 논술이나 면접을 치르지 않는 중위권 대학은 지원 학과 선택이 그만큼 어려워졌다"라며 "수능 점수 활용 방법, 반영 영역, 수리 가산점 등 대학별 요강 분석이 절대적으로 중요하다"라고 말했다.

김재경기자 kjk@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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