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신이나 항생제 발견보다 더 큰 획기적인 사건이 일어났다고 볼 수도 있다. 산업혁명이 영국에서 일어났지만 당시에는 아무도그것이 혁명인 줄 몰랐다. 한국의 서울에서 어쩌면 인류 역사의 흐름을 바꿔놓을 생명과학 혁명이 일어났는지도 모른다."(제럴드 새튼(Gerald Schatten) 미 피츠버그대의대 교수) 격찬, 격찬이었다. 귀를 의심케 하는 놀라운 찬사가 이어졌다.
19일 오후 12시 30분(현지시각) 영국 런던 시내 알베마를 스트리트의 '사이언스미디어 센터'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황우석 서울대 석좌교수는 "난치병 환자의 체세포를 복제하는 방식으로 배아줄기세포를 만들어 내는데 성공했다"면서 "난치병 정복을 향한 긴 여정에 첫 발을 내디뎠다"고 연구 성과가 갖는 의의를 설명했다.
황 교수는 공동 기자회견이 끝난 뒤 연합뉴스와 단독으로 만나 "20년 이상이 지난 뒤에야 가능할 것으로 예상됐던 면역거부반응 없는 인간 배아줄기세포를 한국 과학자들이 만들어냈다"며 "세계가 부러워할 성과를 한국이 주도한 사실에 무한한 자부심을 느낀다"고 말했다.
다음은 황 교수와 일문일답.
--산업혁명에 비견되는 업적을 이뤘다는 놀라운 평가가 나오고 있다. 어떤 성과를 얻었나.
▲환자의 체세포(피부세포)로부터 배아줄기세포를 만들어냈다. 환자 자신의 체세포를 이용해 '만능세포'로 불리는 배아줄기세포를 만들어냈기 때문에 이론적으로면역거부반응 없는 난치병 치료의 가능성을 열어 놓았다고 할 수 있다. 치매, 척추장애, 당뇨병, 장기 이식 등 활용영역은 무한하다.
--지난해 발표한 연구성과와 비교하면 어떤 차이가 있나.
▲지난해에 세계 최초로 인간 복제배아에서 줄기세포 추출에 성공한 것이 난치병 정복을 향한 여정에서 첫 대문을 열었다고 한다면 이번에는 실용화를 위해 반드시 열어야만 하는 6~7개의 문들 가운데 4개 정도를 한꺼번에 열었다고 할 수 있다.
나머지 2~3개의 문을 연다면 목표에 도달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작년의 연구성과가 어린이의 걸음마라면 이번 성과는 단거리 선수의 질주라고 할 수 있다.
--좀더 구체적으로 이번에 이룬 진전을 설명한다면.
▲면역거부 반응이 없는 배아줄기세포를 얻었다는 점이다. 환자 자신의 체세포를 이용했다는 점이 우선 중요하다. 그리고 동물바탕 배양세포를 쓰지 않고 인간에서 추출한 배양세포를 사용했다는 점이 기존 연구와 차별화된다. 이런 과정을 통해인체에 이식해도 거부 반응이 전혀 없는 배아줄기세포를 만들어 냈다.
다음은 효율성의 향상이다. 이번 연구에서 배아줄기세포 확립 성공률을 약 6%로끌어올렸다. 작년에 비해 15배 이상 효율이 높아졌다. 이는 한 번 채취한 난자로부터 1개의 줄기세포를 만들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실용화를 위한 큰 장애가 제거됐다.
--생명윤리에 관한 문제에 어떻게 대응했나.
▲미국 과학원의 생명과학 윤리 규정보다 훨씬 더 엄격한 절차를 철저히 지켰다.
실험의 모든 과정에서 생명과학 윤리 전문가의 자문을 구했다. 때로는 빨리 갈 수있는 길을 돌아가야 하는 경우도 있었다. 하지만 생명윤리 논란을 없애려고 할 수있는 모든 노력을 다했다.
--얼마나 지나야 배아줄기세포 치료가 가능할 것으로 보는가.
▲이번 연구를 통해 치매, 당뇨병, 암, 신장, 간 기능 저하 등 난치병을 앓고있는 환자들을 줄기세포를 이용해 부작용없이 치료할 수 있다는 이론적 가능성을 입증했다. 하지만 특정 세포로의 발현기술 등 넘어야할 난관도 많다. 상용화에는 상당한 시일이 걸릴 것이다.
이번 연구가 가지는 또다른 의미는 새로운 신약개발의 길을 제시했다는 것이다.
환자의 체세포에서 만들어낸 배아줄기세포를 이용해 임상실험 과정을 획기적으로 단축할 수 있게 됐고 난치병 발병의 원인과 과정을 규명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국제협력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어떤 방식으로 협력할 생각인가.
▲이번 연구 결과가 발표되는 순간 전세계의 많은 과학자들의 공동연구의 꿈을갖게 될 것으로 생각한다. 우리는 각 연구팀이 지니고 있는 기술과 노하우를 세심하게 분석한 뒤 국가 이익을 극대화할 수 있는 방향에서 정부와 협의 아래 국제협력을강화할 방안을 모색하겠다.
--앞으로의 과제는.
▲연구가 실용화 단계로 가기 위해서는 동물실험을 통해 안전성을 입증해야한다.
안전성 강화와 함께 효율을 더 높이기 위한 연구도 계속돼야 할 것이다. 배아줄기세포를 특정 장기나 기관으로 분화시키는 기술도 개발돼야 한다. 전세계 연구자들과협력해 기간을 단축하기 위해 노력할 계획이다. 오늘의 성과는 국민의 무한한 성원과 정부의 지원, 연구원들의 헌신적인 노력이 없었다면 불가능한 일이었다. 머리 숙여 감사를 드리고 싶다. 배전의 노력을 기울이겠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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