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1사1촌 운동 전국 3천 건 돌파

'농촌체험'주고 '도시판매'받고

"농민에게는 희망을 주고, 도시민에게는 농촌에 대한 체험기회를 제공한 덕분에 갈수록 열기가 뜨거워요."

농협 등이 지난해 6월부터 추진하고 있는 '1사(社)1촌(村) 운동'이 범국민운동으로 발돋움하고 있다.

기업·단체와 농촌마을 간 자매결연이 전국적으로 3천여 건을 돌파한 것.

대구농협(본부장 전홍기) 경우 지난해 6월 섬유패션기능대학과 다사부곡버섯작목반이 처음으로 자매결연한 이후 2004년 69쌍, 2005년 들어 지금까지 174쌍이 결연을 할 정도로 활발하다.

특히 최근에는 아파트부녀회 외에 기업, 소비자단체 등으로 참여 발길이 넓어지고 있고 1사1촌 운동의 기반 마련을 위해 추진되고 있는 농촌사랑 회원모집·농촌사랑 예금 캠페인 등도 폭발적인 반응을 얻고 있다.

▲1사1촌, '농촌의 희망으로'=19일 대구 성서지역 4개 아파트부녀회는 의성 농촌마을을 찾아 일손돕기를 했다.

의성 옥산의 오류리, 금학1리, 입암1리 등과 각각 자매결연을 한 성서타운부녀회(회장 안정례) 및 성서3차동서타운부녀회(회장 김옥경), 성서푸른마을부녀회(회장 김점희), 성서동서화성타운부녀회(회장 송정숙) 등 4개 아파트 부녀회원 40여 명은 사과농가를 찾아 솎기 작업을 도왔다.

부녀회원들은 농민들에게 부담을 주지 않기 위해 점심을 직접 준비했고, 장갑 등의 간단한 작업도구도 챙겨갔다.

김점희 성서푸른마을부녀회장은 "처음 하는 농촌 일손돕기여서 서툴고 힘도 들었지만 농촌 어르신들이 고마워하는 모습을 보고 가슴이 뿌듯했다"며 "자매마을을 자주 찾아 일손도 돕고 농산물 팔아주기도 열심히 하겠다"고 얘기했다.

부녀회원들에게 새참을 준비해온 금학1리 배갑수 영농회장은 "도시락까지 싸들고 일손돕기에 참여한 부녀회원들이 너무나 고맙다"며 "사과가 익으면 그 중에서 제일 잘 익은 놈으로 골라 부녀회원들에게 선물하겠다"고 했다.

최근 도농 간 '가교' 역할을 하고 있는 1사1촌 운동에는 부녀회 외에 기업·병원·단체들의 참여가 두드러지고 있다.

KT, 대동공업, 대구기계공구상협동조합, 대구전기재료판매업협동조합, 웨딩캐슬, 하얀얼굴예쁜몸매(주), 동보한방병원, 장한한방병원, 동경병원 등이 농촌마을과 자매결연했다.

또 대구여성단체협의회, 농협주부대학동창회, 초등학교 학부모회 등과 같은 단체들과 한전 대구지사 및 지점, 대구경찰청, 대구시청, 대구북구청, 대구의료원, 대구장동초교, 대구동천초교 등도 참여했다.

특히 아파트부녀회 52개, 대구여성단체 26개, 농협주부대학 48개가 각각 운동에 참여했는데 주부들 모임인 이들 단체는 농산물 소비주체이기 때문에 농촌에서는 이들 모임과의 자매결연을 매우 반기고 있다.

한전은 전기 안전점검 서비스와 농촌일손돕기, 농산물 구매활동 등으로 농촌과 교류관계를 유지하고 있으며, 주5일 수업제 도입 영향으로 초등학교들도 학생들의 농촌체험학습과 연계한 '1교1촌 운동'에 적극 참여하고 있다.

▲활발한 도농 교류=농촌마을과 자매결연한 아파트부녀회들은 주로 아파트 주민들을 대상으로 결연마을 농산물 직거래행사를 실시하고 있다.

주문 구매방식 또는 아파트 내에 비상설 직판장을 열어 결연마을의 농산물 팔아주기에 앞장서고 있는 것. 북구 침산청구1차 아파트는 가장 활발하게 직거래행사를 추진해 동마다 결연마을 쌀을 판매하고 있다.

수성구 메트로팔레스아파트도 수시로 직판장을 열어 자매마을의 고추 쇠고기 등을 팔아주고 있다.

기업들도 자신들 '장점'을 살려 농민돕기에 나섰다.

대동공업 경우 유가농협과 자매결연을 하고 농가들을 대상으로 작년과 올해 두 차례에 걸쳐 농기계 무상수리 서비스를 해줬다.

지난해 10월에는 회사 트랙터를 동원해 6천여 평에 이르는 벼 수확을 거들었고, 지난달에는 논 8만 평에 대해 논갈이 작업을 해줬다.

도시민들로부터 도움을 받은 농촌도 정겹게 화답하고 있다.

지난 설에는 농촌마을 대표들이 자매결연한 도시의 기업·단체에게 감사편지와 함께 농산물을 선물하고 전화로 안부를 물었다.

또 도시민들에게 농촌체험 기회를 제공하고, 우수한 농산물을 저렴한 가격에 공급하는 등 교류에 애쓰고 있다.

이영환 대구농협 새농촌지원팀 과장은 "도시민들은 농촌 마을을 자주 방문하고 특산물 등을 구입해 농산물을 소비함으로써 농촌을 도울 수 있고, 농촌마을은 도시민들에게 농촌체험, 먹을거리 등을 제공함으로써 좋은 추억을 안겨줄 수 있다"며 "1사1촌 운동이 농도(農都)가 하나 돼 더불어 살아가는 실천 모델이 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대현기자 sky@imaeil.com사진: 대구 성서지역 아파트 부녀회원들의 농촌일손돕기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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