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추적-다빈치 코드의 진실과 거짓

마리 프랑스 에슈고앵'프레데릭 르누아르 지음/문학세계사

추리소설의 계절이다. 올해는 특히 역사추리소설이 인기다. 이런 붐의 진원지는 댄 브라운의 '다빈치 코드'. 전 세계 출판계에 일대 변혁을 몰고온 이 책은 출간된 지 2년이 지났지만 전 세계적으로 베스트셀러 윗자리를 놓치지 않고 있다. 게다가 다빈치 코드의 해설서라고 할 수 있는 책만 해도 국내에 10종 이상 선보였다.

'다빈치 코드'는 두 비밀단체인 오푸스데이와 시온수도회가 치열한 싸움을 벌인다는 내용으로, 그리스도교의 기원을 다뤄 전 세계 독자들 간의 치열한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예수가 막달라 마리아와 결혼생활을 했으며 초기 그리스도교 공동체에서 이 여인이 중추적인 역할을 했다는 사실을 역사에서 지워내기 위해 가톨릭교회가 안간힘을 썼다고 주장한다. 게다가 댄 브라운은 한술 더 떠 예수-막달라 마리아 사이에서 태어난 아이의 후손이 메로빙거 왕조의 시초라고 주장했다. 이런 소설 내용은 세인들의 호기심을 자극하는 동시에 종교계를 자극했다. 로마 가톨릭교회는 강력한 경고의 메시지를 전하기도 했다.

다빈치 코드의 해설서들은 다양한 각도에서 이 책의 논란거리를 뒷받침하기도 하고 반박하기도 한다. 소설에 불과하지만 이처럼 온갖 논란을 불러일으키는 것은 댄 브라운의 책 서문 때문. 저자는 "소설 속에 등장하는 기념물, 예술작품, 문서 그리고 비밀의식들은 모두 역사적 사실"이라고 단언, 독자들에게 혼란을 불러일으킨 것이다.

'추적-다빈치 코드의 진실과 거짓'은 댄 브라운의 이런 주장을 하나하나 반박해 나간다. 시온수도회는 정말 있었을까? 저자들은 시온수도회가 실재했지만 어이없게도 십자군 전쟁에서가 아니라 1956년 아주 평범한 친목단체로 설립됐다는 점을 지적한다. 주로 세입자들의 권익보호를 내세웠던 이 단체는 애석하게도 '다빈치 코드'에서 묘사된 것처럼 비밀스러운 결사조직이 아니었다.

또 가장 논란이 되고 있는 예수와 막달라 마리아 간의 육체적 관계에 대해 파헤치기 위해 베를린 국립이집트학박물관에 보관돼 있는 막달라 마리아의 복음서, 베드로 복음서 등을 언급하고 있다. 예수와 막달라 마리아가 연인이었다는 해석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지만 그렇다고 성급하게 받아들이는 것은 오류를 범할 수 있다는 점을 지적한다.

이 책은 또 다빈치 코드에 등장했던 수많은 성과 박물관, 교회 등 실존하는 건축물을 돌아보며 다빈치 코드의 오류를 지적하는 것도 빠뜨리지 않는다.

광신적인 수사 사일래스가 수수께끼의 열쇠를 찾았다고 믿는 생 쉴피스 성당에는 다빈치 코드 출간 이후 수많은 관광객들이 몰려들었다. 성당의 폴 루마네 신부는 수천 명의 방문객들에게 '소설 속 허위사실들'을 나열한 목록을 제단 옆 벽에 붙여놓을 정도다.

이처럼 다빈치 코드에서 사실이라고 주장한 것들에 대한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지만 한 권의 책이 전 세계 수많은 독자들에게 끼친 영향은 실로 크다고 할 수 있다.

최세정기자beacon@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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