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상파방송 3사는 월드컵 개막 100일, 30일 등을 앞두고 하루종일 관련 프로그램을 방송했다. 특히 SBS는 'D-60일'이라는 독특한 명목을 내세워 단독으로 다시 한번 일련의 특집 방송을 내보냈다.
메인 뉴스시간에도 월드컵 관련 정보는 홍수를 이룬다. 월드컵 개막까지 거꾸로 날짜를 세어가며 시시콜콜한 내용까지 포함한 관련 아이템을 2~3꼭지 이상 매일 내보낸다.
뉴스나 중계 등이 아니라 월드컵 보도와 관련 없는 프로그램이 직접 독일 현지로 가는 경우도 많다. KBS 2TV 오락프로그램 '해피선데이'의 슛돌이 축구단은 한국-토고 전을 전후해 독일에서 촬영을 진행할 예정이며, MBC 라디오 '강석 김혜영의 싱글벙글쇼'도 20일 간호사 파독 40주년 기념식에 맞춰 프랑크푸르트에서 공연을 펼친 뒤 월드컵 소식과 함께 특집으로 방송한다.
2002 한일 월드컵 때 '이경규가 간다'라는 프로그램으로 큰 재미를 본 MBC는 이번에도 이경규를 내세워 독일 현지로 떠날 계획이다.
지상파의 월드컵 기간 편성가안을 살펴보면 상당수 일반 프로그램 앞에 '월드컵 특집'이라는 꼬리표를 붙이는 등 각 방송사는 벌써부터 '월드컵 특수'를 단단히 대비하고 있는 모양새다.
2006 독일 월드컵을 앞두고 지상파 3사가 월드컵 관련 프로그램 제작에서 과열 경쟁을 벌이고 있다는 비판이 일고 있다.
물론 국민이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의 동정과 월드컵 준비 과정에 뜨거운 관심을 보이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각 방송사가 이런 월드컵 열기에 편승해 각종 프로그램을 관련 소식으로 도배하는 것은 지나치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민주언론시민연합(이하 민언련)은 최근 '이 정도 보도로 유권자 관심 끌 수 있나-월드컵 보도, 반만 해라'라는 제목의 성명을 냈다. 방송사들이 자유무역협정(FTA)과 지방선거 등 현안보다 월드컵 보도에만 치중하고 있는 현상을 비판했다.
민언련 방송모니터위원회에 따르면, '월드컵 D-30일'인 10일 MBC '뉴스데스크'는 20건, SBS '8뉴스'는 17건, KBS '뉴스9'는 10건을 월드컵 관련 보도로 채웠다. 대표팀 명단이 발표된 11일에도 MBC는 16건, SBS는 11건, KBS는 5건을 내보냈다.
방송사들이 이처럼 월드컵 관련 소식 전달에 열을 올리는 것은 '장사'가 되기 때문이다. 월드컵 소식을 전하면 시청률이 오르고 광고 수입도 늘어날 것으로 예상하기 때문에 '억지 춘향'격으로 직접 관련이 없는 숱한 일반 프로그램까지 월드컵 특집을 제작하고 있다.
이에 대해 윤태진 연세대 교수는 "어디로 채널을 돌리더라도 축구 소식이 나오는 등 관련 프로그램의 양이 너무 많다"며 "축구를 좋아하지 않는 국민도 있을 것인데 이들을 위한 배려가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또 "엉성하게 만들어도 사람들이 볼 것이라는 생각 때문인지 프로그램을 철저하게 기획해서 만드는 것 같지도 않다"며 "특히 공영방송인 KBS와 MBC는 월드컵에 센세이셔널하게 접근하는 태도를 경계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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