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우리나라 출산율이 세계 최저 수준이라는 결과가 보도됐다. 이 때 우리나라 언론은 이를 인구 감소의 전조로 파악하고 국가의 재앙으로 규정하였다. 인구는 국가가 부양해야 할 대상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생산의 담당자이다. 인구 감소가 재앙으로 파악되는 것은 생산가능인구와 생산력의 감소라는 사실과 연결돼 있기 때문이다.
이런 관점에서 보면 대구는 이미 커다란 재앙에 빠져 있다. 대구는 벌써 인구 감소를 경험하고 있다. 더욱 중요한 사실은 이러한 인구 감소가 20~30대 생산가능인구의 역외 유출에 기인하고 있다는 점이다. 출산율 저하가 미래의 재앙을 예고하는 것이라면, 한창 일할 나이의 젊은이가 일자리를 찾지 못해 대구를 떠나고 있는 현실은 재앙이 현재진행형이라는 것을 의미한다.
따라서 2005년 기준으로 대구 인구 규모가 인천에 뒤져 이제 전국 4위의 도시가 되었다는 사실은 인구 감소라는 재앙의 비극적 의미와 비교하면 사소한 사건에 불과할지 모른다. 통계청의 공식 인구추계에 따르면 2030년이 되면 대구 인구 가운데 20대 인구는 현재 수준의 50% 이하로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나 있다. 대구의 생산력을 담당하는 주력 인구층이 매우 빠른 속도로 대구를 이탈하고 있는 사실을 주목해야 한다.
대구가 산업의 공동화 현상을 걱정한지 오래됐다. 그러나 이보다 더욱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하는 현실은 20~30대 인구의 역외 유출로 인한 대구 인구의 공동화 현상이다.
젊은이는 왜 대구를 떠나는가? 일자리가 없기 때문이다. 청년들이 대구에서 미래의 희망을 발견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놀라운 현실은 이러한 인구 문제 현실에 대하여 그 누구도 심각성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는 지역사회의 지독한 불감증이다.
나는 새로운 대구시장에게 많은 것을 바라지 않는다. 단지 이것 하나만을 당부한다. 좋은 일자리(decent job)를 많이 제공하여 대구를 젊은이들이 모여드는 매력적인 도시로 탈바꿈시키는 데 전력을 기울여 달라. 이를 위해 대구 경제의 장래를 담보할 성장주도형 미래산업이라는 것도 결국 유능하고 도전적인 젊은이에게 좋은 일자리를 많이 제공하는 산업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라는 사실이 강조될 필요가 있다.
희망컨대 새로운 대구시장이 매분기마다 새로운 일자리 창출 실적에 대해 시민들에게 직접 브리핑하는 모습을 보고 싶다. 산업별 일자리 창출 계획에 관한 구체적 로드맵과 실행 계획을 가지고 전문가와 열띠게 토론하는 자리에서 그를 만나고 싶다. 하여, 새로운 대구시장의 가장 큰 치적으로 재임기간 중 큰 폭의 일자리 창출에 성공하고 또 이를 통해 대구 인구의 감소 추이를 반전시켜 지역의 재앙을 극복하는데 결정적으로 기여한 사실이 기록될 수 있기를 바란다.
김영철(본사 5·31 지방선거 보도자문위원·계명대 경제학과 교수)
댓글 많은 뉴스
[커피 한 잔과 청년] '청년의 찾아오는 도시' 위한 대구시 정책은?
홍준표 "TK신공항 SPC 설립 이외에 대구시 단독 추진도 검토 중"
이철우 지사 "대구경북신공항 입지 변경은 불가능" [영상]
이재명-문재인 방탄 동맹과 특권 계급의 꿈 [석민의News픽]
퓨전국악콘서트 ‘서구! 서풍(西風) 콘서트’ 개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