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 사라진 하회탈, 400년만에 보게 될까

최근 일본 규슈(九州)에서 발견된 탈이 구전으로만 전해오던 사라진 안동 하회탈 중 하나일 가능성이 높다고 한다. 19일부터 구마모토(熊本)시 야츠시로(八代) 시립박물관에서 전시되고 있는 화제의 탈을 두고 국내 탈 전문가들은 사라진 3개 하회탈 중 '별채탈'일 것으로 추정하고 있어 기대감을 갖게 한다.

인간문화재 등 전문가 6명이 오는 22일 현지 박물관을 찾아 확인작업을 할 예정이라 한다. '진짜'로 판명될 경우 400여 년 만에 하회별신굿탈놀이의 완전 복원에 한발 가까이 다가선다는 점에서 큰 의미를 가진다.

주지하다시피 하회탈은 국보 121호로 조선 목제 가면의 정수로 꼽히며, 하회별신굿탈놀이는 중요무형문화재 69호로서 우리의 소중한 문화자산이다. 하회별신굿탈놀이에서 비롯돼 올해 11년째를 맞은 안동국제탈춤페스티벌은 세계를 향해 한국 전통문화를 알리는 첨병 역할을 해오고 있다. 하지만 완전한 형태의 연희를 보여주지는 못했다. 원래 13종 14점이었던 하회탈 중 사라진 별채, 떡달이, 총각탈 등 3개 탈의 역을 빼놓은 채 공연할 수밖에 없었기 때문이다. 이번 야츠시로 박물관의 탈이 그 중 하나인 별채탈(고려시대 환곡을 거두던 포악한 하급관리 상징)로 추정되는 것이 반가운 것도 이런 까닭에서다.

그간 가짜 하회탈 해프닝이 드물지 않았던 터라 이번에도 성급한 확신은 금물이다. 지난해 총각탈 발견설도 한바탕 법석으로만 끝나지 않았나. 이번 경우는 일본탈과 전혀 형태가 다를 뿐 아니라 일단 하회탈을 꼭 빼닮기는 했다. 일본 측 관계자의 의뢰로 고증한 국내 탈 연구의 권위자도 생김새'제작기법 등에서 하회탈과 같다는 결론을 내기는 했다. 이번 일본 내 전시가 임진왜란 때 왜군 장수 고니시 유키나가(小西行長)의 유물 전시 과정에서 발견됐고, 고니시가 동래성 함락 후 안동 등을 거쳐 갔던 사실 등에 비춰볼 때 16세기경 왜군의 전리품으로 일본에 가게 됐을 것으로 추정되기도 한다.

문제는 외형상 100% 하회탈이라 해도 구전으로만 전해오는 탓에 과학적으로 입증하기가 쉽지 않다는 점이다. 어렵기는 하겠지만 전문가조사단은 신중에 신중을 더한 확인작업으로 진위 여부를 판단하기 바란다. 이번엔 꼭 '진짜'이기를 설렘으로 기다려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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