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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옥관의 시와 함께] 귤빛부전나비/김호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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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은 꽃이 아니라

팔랑이며 다가가는

귤빛부전나비의 날개 무늬다

무지개를 보았거든

고요히 돌아가

다시 비오는 날을 기다려라

가슴에 아련한 손금 같은

아픔의 무늬 피어나리라

이십 년이 넘도록 국보 77호를 지키며 마늘농사 짓는 어르신들에게 비아그라를 팔고 있는 약사 시인. 아무 연고도 없이 단지 오층석탑이 좋아서 의성 탑리에서 자리를 잡았다는 시인. 성격이 워낙 소탈해서 장날이면 누구나 은밀하게 의논해야 할 고민들을 꿍치고 와서 풀어놓는다고. 처방전 없이 그런 '위험한' 약을 함부로 팔진 않겠지만, 이를테면 그만큼 속내를 털어놓기에 좋은 성격이란 말씀. 그래서일까, 올해 매일신문 신춘문예 소설 당선작도 이 약국이 배경이 되었다는 이야기.

그 털털한 성격 속에 어떻게 이런 섬세함이 숨어 있었을까. 요컨대 사랑은 '꽃'이라는 실체적 존재가 아니라 아련한 '날개 무늬'이거나 '무지개'에 불과하다는 것. 운명 같은, "손금 같은" 아픔의 무늬를 지닐 수밖에 없다는 진실. 아프지만 그러나 아프기 때문에 더 아련하고 애절하다는 것. 그것은 사랑이 환상의 동의어라는 것을 아는 이의 지혜이다. 그러므로 그가 건네는 비아그라는 헛된 마음의 몽상에서 벗어나 몸으로 꽃을 피우라는 뜻을 숨기고 있는 건 아닐까.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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