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천을 떠도는 원혼 있거든 맺힌 한 푸시고, 다시는 이곳에서 교통사고가 없기를 기원합니다."
지난달 29일 합천댐으로 향하는 경남 합천군 용주면 월평리 군도 제15호선 도로변에서 이색적인 기원제가 올려졌다.
해인사 홍제암 주지 종성 스님을 비롯한 불교사암연합회 스님들과 경찰관, 주민 등이 제물을 차려 놓고 그동안 이곳에서 교통사고로 숨진 원혼을 달래고 무사고를 기원하는 제를 올린 것.
이 도로는 합천호와 황매산, 영상테마파크로 향하는 길로, 올해 초 벚꽃마라톤대회를 위해 4차선으로 확장됐다.
이 도로는 그러나 대구·진주 등 도시민들이 즐겨 찾는 드라이브 코스로 널리 알려지면서 교통량이 급증, 교통사고가 자주 발생해 일명 '죽음의 도로'로 불릴 지경이 됐다.
이를 안타깝게 여긴 시각장애인 후원을 솔선하는 광진전력 대표 이점용(50)씨가 주선해 해인사 스님들을 모셔다 법회를 연 것.
합천경찰서 중부지구대 한 경찰관은 "이렇게라도 해서 교통사고가 없었으면 하는 심정 뿐…"이라고 하소연했다.
합천군과 합천경찰서는 최근 이 도로의 사고를 줄이기 위해 월평교 입구에 신호등을 설치하고 우회도로를 개설하는 등 교통안전 시설을 갖췄다.
합천·정광효기자 khjeong@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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