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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증시 체력 좋아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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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뉴욕 증시가 사상 최대 낙폭을 기록하며 공황 상태를 보였던 30일 우리나라 증시는 예상밖으로 선전했다. 장 초반 나타난 대폭락세를 끊어내며 약보합으로 장을 마감했다.

주가 폭락을 저지한 것은 역시 기관의 힘이었다. 게다가 개인들도 투매를 자제하는 모습을 보이면서 주식시장을 바라보는 눈이 성숙해졌다는 평가가 나왔다.

30일 미국 구제금융법안이 부결됐다는 소식과 함께 미국 뉴욕증시는 7% 가까운 사상 유례없는 급락을 보였다.

이 여파로 아시아증시도 대부분 폭탄을 맞았다. 일본은 니케이225지수가 4.12% 하락하는 등 급락했고, 호주지수도 4.30% 큰 폭으로 하락했다. 홍콩 대만 싱가포르 등도 일제히 약세를 이어갔다.

코스피지수도 당연히 '폭락'이 예견됐었다. 그러나 실제로는 미국발 악재에 상대적으로 강한 모습을 보였다.

이날 코스피지수는 장 초반 5.5% 급락세를 나타냈지만 시간이 갈수록 낙폭을 만회, 전날에 비해 8.30포인트(0.57%) 떨어진 1448.06으로 장을 마감했다. 마지노선이라 불리던 1,400선도 지켜냈다.

지수 하락을 이겨낸 것은 기관이 받쳐준 덕분이었다. 기관은 30일 유가증권시장에서만 1천445억원이 넘는 순매수 우위를 나타냈다.

전문가들은 우리 증시에서 '기관의 힘'이 다시 한번 확인된 것이라고 했다. 그리고 기관의 힘을 받친 것은 결국 우리 자산시장을 든든히 받쳐주고 있는 개미들의 적립식 투자라고 평가했다.

대구은행 김희철 복합금융사업단장은 "올해 내내 이어진 어려운 장세속에서도 대구은행의 적립식펀드 잔고는 지난해 연말에 비해 오히려 3천500억원이나 늘었다. 이제 개인 투자자들이 금융시장에 대해 멀리 내다볼 수 있는 힘을 소유한 것이다. 개인들은 증시가 '끝내는 오를 것'이라고 보고 있고 공포를 이기는 힘을 지녔다"고 했다.

NH투자증권 김용순 대구지점장은 "적립식 투자가 우리 시장을 받쳐주고 있어 금융공황과 같은 사태는 오지 않을 것이다. 1,400을 버텨냈으니 반등을 노려볼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신한은행 김규황 대구PB센터장은 "우리 증시의 PER이 10 정도까지 내려왔다. 주가가 엄청나게 싸졌다는 것이다. 이 가치를 느끼고 있는 투자자들이 적지 않다"고 했다.

우리 증시가 폭락세를 면한 것은 정부의 발빠른 대처가 한몫했다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

금융위원회는 주식 공매도로 주가가 급락하는 것을 막기 위해 증권선물거래소와 증권사들의 전산시스템을 변경, 1일부터 공매도를 금지했다. 시한은 연말까지다. 금융위는 또 기업들이 주가를 떠받칠 수 있도록 자사주를 매입할 수 있는 일일 한도를 연말까지 1%에서 10%로 확대하기로 했다.

최경철기자 koala@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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