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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자의 날' 초라한 대구점자도서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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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자도서관이라는 명칭이 무색할 정도입니다."

'점자의 날(11월 4일)'을 맞아 개관 12주년 행사를 연 대구점자도서관(중구 남산동). 기념일을 하루 앞둔 3일 도서관에서는 점자 속독·속기 대회를 열고, 시각장애인들의 수기를 공모하는 등 다양한 행사를 마련했다.

148㎡(약 45평)의 도서관 내부는 서고와 점자교육실, 출력실, 녹음실 등이 비좁게 들어차 있었다. 시각장애인들이 잠시 앉아 책을 뒤적일 공간조차 마련돼 있지 않았다. 이곳에서 일하는 조남현(시각장애인 1급) 대리는 "도서관이라면 누구나 편하게 가서 정보를 얻고, 공부할 수 있는 곳이어야 하지만 현재는 열람실은 고사하고 책을 쌓아둘 공간조차 부족하다"고 안타까워했다. 대구점자도서관에서 현재 보유 중인 책은 4천여권의 점자도서와 1만여권의 녹음도서. 하지만 책을 가지런히 꽂아두기는커녕 바닥에 쌓아두기에도 역부족이어서 시각장애인협회 창고를 빌려 사용 중이다.

부족한 도서관 운영 인력은 녹음자원봉사자모임인 '소리지팡이'와 자원봉사자들의 도움으로 채우고 있지만 시각장애인들의 '욕구'를 충족시키기에는 턱없이 모자란다. 조 대리는 "월 평균 10여권의 책을 만들어내고는 있지만 녹음도서 한권을 만드는 데는 3~6개월, 점자도서 한 권을 만드는 데는 6개월~1년의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최신 베스트셀러 소설이나 침술·안마 등 전문서적 수요를 맞추지 못하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학생들의 학습에 필요한 점자책이 학기가 끝난 뒤에 만들어지기도 한다는 것.

대구점자도서관 측은 "지역의 1만 시각장애인들이 이용하는 유일한 점자도서관이지만 시설과 인력 부족으로 밤낮없이 몸을 움직여도 그들이 원하는 만큼의 서비스를 제공하지 못하고 있다"며 "시각장애인에 대한 더 많은 투자와 지원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한윤조기자 cgdream@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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