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궁금증 풀어봅시다]밀월성 방광염

요즘, 가을은 결혼시즌이다. 젊은 청춘남녀가 처음 부부의 연을 맺으면서 뜻하지 않은 신체이상을 느끼면 서로가 당황하는 경우가 많다. 여자와 방광염은 인연이 깊다. 결혼 후에 초발하는 비뇨생식기 병중에는 방광염이 제일 많다. 특히 임신부의 18%에서는 방광염에 걸려서 성가시게 된다.

여자는 해부학적으로 1)외요도구가 질전 전정부에서 양 소음순 사이에 있고 2)질, 자궁분비물이나 대변 등에 쉽게 오염되고(위생상 문제) 3)요도가 짧고(3~4cm, 남자는 20~25cm), 넓고(8mm, 남자는 7mm), 직선(남자는 S자형)으로 돼 있고 4)요도역류현상이 일어날 수 있어 목욕이나 수영을 할 때 비운동성 생물도 요도를 통해서 방광으로 올라 갈 수 있고 5)월경'임신'출산'산욕 등의 생리현상으로 방광내 소변이 고여있기 쉬워서 요로감염이 잘 생기고 6)성교운동으로 외상을 받기 쉬운 등의 여러 가지 불리한 조건을 가지고 있다.

예를 들면 신혼여행이나 첫 관계를 가진 여성에서 생기는 밀월성 방광염의 경우 증상은 소변을 자주 누고, 소변 누기가 다소 불편하고, 배뇨 끝에 약간의 피가 속옷에 묻는 등 방광염 또는 요도염 증세를 나타낸다. 또한 기계적 자극으로 인해 질 분비물, 즉 대하(냉)가 많이 비치게 된다. 이때 성교육을 받은 일이 없는 답답한 여성이면 무조건 신랑의 과거 행동을 의심, 성병으로 단정하는 경우가 많다. 아직 서로간 속내를 터놓고 얘기할 처지가 아닌 경우도 많아서 더욱 오해와 불신을 갖게 돼 신혼의 단꿈을 망치는 일이 종종 있다. 이는 처음 성 경험을 하는 여성의 생리적 현상에 불과한 것으로 수일 내 자연치유 된다.

그저 물만 많이 마셔 배뇨량만 늘게 하여도 그릇이 씻기듯 방광이 자연 정화되는 이치이다. 그러나 간혹 4~5일 이상 지속되거나 증상이 심해지는 경향이 있으면 소변검사와 함께 적절한 항생제와 진경제 등을 복용하면 2~3일내에 완치된다. 이런 적절한 치료를 하지 않거나 시기를 놓치면 드물게 방광내 감염된 소변이 신장으로 역류, 측복부 통증과 고열 등이 생기는 소위 신우신염이 발생한다. 이때는 빠른 입원치료와 항생제 주사가 필요할 만큼 환자에게 고통을 안겨다 준다.

살다가 보면 이런 증상이 40대 후반부터 자주 생기는 환자들도 있다. 체력이나 면역력이 떨어져서인지는 몰라도 1년에 세 번 이상 생기는 만성방광염이라고 할 정도로 자주 생기는 경우도 있다. 이래 저래 여성들은 방광염을 평생 동반하게 되는 셈이다.

박철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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