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길림성 안에 있는 조선족자치주에는 '안동촌'이 있다. 일제강점기에 일제가 세운 '선만척식주식회사'와 '만선척식유한주식회사'가 주도해 "만주를 개척한다"는 명목으로 한국의 안동·상주·문경지역에서 이주시켰던 가난한 농민들과 그 후손들이 모인 곳으로 안동 출신이 가장 많아 '안동촌'이라 부른다.
1936년 형성됐던 이 마을 사람들의 삶과 문화가 70여년을 거슬러 안동시 전통문화콘텐츠박물관과 안동대 민속학과 BK21사업팀에 의해 새롭게 조명된다. 22일부터 한 달 동안 전통문화콘텐츠박물관에서 '그쪽 안동은 잘 있니껴?-영상으로 보는 중국 안동촌 사람들'이란 제목으로 특별 기획 전시에 들어간 것.
이 전시회에는 이주 73년이 흘렀지만 여전히 고유의 풍습과 전통을 잘 이어가고 있는 안동촌 사람들의 모듬살이와 살림살이, 식생활과 음식 조리, 돌·혼례·신앙 등 의례와 신앙생활, 그들의 생애담과 노래, 이야기 등을 영상물을 통해 생생하게 들을 수 있다.
안동촌은 당초 218가구가 들어선 큰 마을이었다. 이주 초창기에는 회사의 직영농장에서 일하면서 엄청난 노동착취와 가난의 굴레를 벗어나지 못했었다. 해방 이후에는 중국 공산정권의 집단농장에서 일하면서 배급을 받아 생활해야 했다. 1978년 등소평 집권 이후 개혁개방 정책 덕분에 조금씩 개인 재산을 인정받게 됐다. 하지만 이들의 언어와 음식, 이야기, 노래, 일생의례 등은 한국의 전통문화를 비교적 이어가고 있다. 여전히 '안동식혜'를 만들어 먹고 있었으며 혼례와 회갑잔치 등도 전통을 지키려고 노력한 흔적이 엿보이고 있다.
안동대 BK21사업팀 조정현 전임연구원은 "안동촌 사람들의 삶과 문화는 한국문화를 기본으로 이어가면서도 체제와 이념, 자연환경이 다른 현지 적응으로 적지않게 변화됐다"며 "주택은 개방형에서 폐쇄형으로, 주택 안의 살림살이나 연장들도 대부분 함경도 지방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조사됐다"고 했다.
전통문화콘텐츠박물관 박장영 담당은 "이번 기획전을 통해 해외동포들에게 남아 있는 한국문화의 전통이란 어떤 것이며, 또 그것이 어떤 의미를 지니는지 생각해볼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 했다. 안동·엄재진기자 2000jin@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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