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의 박태준 명예회장과, 정준양 현 회장이 정준양 회장 체제가 출범한 지난 2월 이후 포항에서 처음으로 만났다.
두 사람은 16일 포스코 영빈관인 청송대에서 오후 6시 30분부터 2시간 동안 저녁을 함께하며 포스코의 최근 현안을 놓고 대화를 나눴다. 이날 만남은 포스코 사회적기업인 포스에코하우징 기공식 참석을 위해 16일 포항에 온 정 회장이 마침 전날 3박 4일 일정으로 포항을 찾은 박 명예회장을 초청해 이뤄진 것.
포항 경제계에선 두 사람의 만남 자체도 무게가 크지만 주고받은 대화에 상당한 의미가 있을 것이란 분석을 하고 있다. 이 자리에서 거론됐을 것으로 보이는 사안은 포스코 신제강공장 고도 제한 문제와 포스텍 위상 추락 건 등.
신제강공장의 고도제한 문제는 포스코와 포항시의 안일한 업무태도로 인해 빚어진 것으로, 박 명예회장의 대쪽 같은 성품으로 볼 때 상당한 질책이 뒤따랐을 것으로 예상된다. 박 명예회장은 포항제철소 건립 당시 완공을 눈앞에 둔 건물을 부실 공사였다는 이유로 폭파시켜 버릴 정도로 원칙론자인 점을 감안할 때 충분히 가능한 일이라는 것이 측근들의 전언.
또 설립 초기의 명성과 달리 위상이 약화되고 있는 포스텍 문제에 대해서도 일침을 가했을 것으로 예상된다.
포스코가 매년 수백억원씩 지원하고 있는 상황에서 포스텍의 위상 하락은 설립자인 박 명예회장으로서는 받아들이기 어려울 것이기 때문이다. 박 명예회장은 포스코 경영진에 이와 관련한 대책마련을 주문했을 가능성이 높다.
박 명예회장은 신소재 사업 진출 및 해외시장 적극 개척 등 평소 자신이 강조하고 있던 포스코의 미래 비전 의견도 적극 주문했다고 한 측근이 전했다.
한편 이날 만찬에는 취재진의 접근을 철저히 차단한 채 두 전현직 회장과 포스코에서 최종태 사장, 허남석 부사장, 김진일 포항제철소장, 권오준 포항산업과학연구원장 등만 참석했다.
포항·이상원기자 seagull@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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