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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고부] 원자력발전의 재발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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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초의 상업용 원자력발전소는 1954년 6월 전기생산을 시작한 소련의 5MW급 오브닌스크 원전이다. 2002년 4월까지 48년간 가동된 이 원전은 세계 최장수 원전이기도 하다. 이에 앞서 1951년 미국이 아이다호주 국립원자력시험장 내 EBR-1이라는 실험로에서 세계 최초로 원자력발전에 성공했지만 상용이 아닌 연구목적이었다. 미국은 이를 바탕으로 이듬해 최초의 핵잠수함 노틸러스호를 건조했다.

오브닌스크 원전의 뒤를 이은 것이 영국 셀라필드에 위치한 콜더홀이다. 1956년 10월 건설된 이 원전은 처음에는 핵무기용 플루토늄 생산이 주목적이었으나 1964년부터 전력 생산에 더 주력했다. 2003년까지 가동되다 경제성 때문에 2007년 9월 폭파 해체됐다. 서방국가들은 오브닌스크가 전력을 상품화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콜더홀을 상업용 원전 1호라고 주장하지만 국제원자력기구(IAEA)가 공인하는 세계 최초의 상업용 원전은 오브닌스크이다.

이들 초기 원전의 성공으로 석유 고갈을 걱정하던 각국이 원전 건설에 나서면서 붐을 이룬 원자력발전은 1979년 미국 드리마일섬 원전 방사선 누출과 1986년 체르노빌 원전 폭발사고가 연이어 터지면서 사양길을 걷게 됐다. 하지만 화석연료를 대체할 수 있는 청정 에너지를 찾으려는 노력이 한계에 부딪히면서 원전에 대한 관심이 다시 높아지고 있다. 전기생산으로 배출되는 이산화탄소는 전체 이산화탄소 배출량의 27%에 달한다. 전기생산을 위한 청정에너지를 찾아내지 않고서는 실질적인 이산화탄소 감축은 불가능하다는 얘기다. 그런 점에서 원전은 '딱'이다. 발전원별 이산화탄소 배출량(g/㎾h)은 석탄 991, 석유 782, LNG 549이며 클린에너지라고 하는 태양광은 57, 풍력은 14이다. 반면 원자력은 10에 불과하다.

발전 연료인 우라늄의 매장량도 무궁무진하다. 현재 매장량만으로도 수천년간 공급이 가능한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여기에다 약 2천200만t이 지각 속의 인산염과 섞여있고 바닷물 속에도 전세계 원전이 6만년 간 쓸 수 있는 양이 들어있다고 한다. 각국이 원전을 '재발견'하고 있는 이유다. 그러나 결정적인 걸림돌이 있다. 바로 발전 과정에서 생기는 방사성폐기물과 더 골칫거리인 '사용 후 핵 연료'의 처리 문제다. 100% 안전하고 영구적인 처리방법이 개발되어야만 원자력발전은 깨끗하면서도 안전한 에너지가 될 수 있다.

정경훈 논설위원 jghun316@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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