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기고] 학교폭력 나라를 망친다

온 나라를 휩쓸고 있는 학교폭력 사태가 최근에 와서 그 양과 질이 극에 달하고 있다. 거의 모든 학부모들이 내 아들 딸들의 학습 성취도에 기대를 걸기는커녕 아이들이 폭력으로부터 무사하기만을 바라는 심정으로 하루를 보내고 있는 실정이다. 학교폭력은 어느 시대 어느 나라에서도 있었다. 유럽 각국에서도 교내에서 따돌림 같은 것은 얼마든지 볼 수 있고 일본에서도 이지메로 인해 적지 않은 피해학생들의 자살 또는 죽임까지 초래하곤 했다.

학교폭력은 피해자와 한 피해가정의 돌발적인 불상사가 아니라 국가장래를 좌우하는 중대한 사회문제로 대두된다. 현재 학교폭력에 따른 우리의 현주소는 어디까지 와 있는가? 사제간에 학생이 선생님을 우습게 대하고 교육적인 훈계는 한낱 허튼소리로 받아들이는가 하면 심지어는 교사에게 완력 행사가 비일비재한 데까지 이르렀고 가해자 부모는 피해학생 부모에게 사과 한마디 없이 넘기는 일이 다반사이다. 학생인권을 주장하는 소수 지식인 그리고 정치한답시고 자기도취에 날뛰고 있는 일부 정상배들은 현실을 직시하고 나라를 걱정하는 안목으로 돌아서야 한다. 대통령의 학교폭력에 대한 언급이 있고부터 새누리당에서는 학교폭력 추방대책에 대한 입법방침을 세웠다고 하며 경찰도 학교폭력 전담반을 설치하였다고 한다. 학교폭력 최소화에 얼마나 성과가 있을지 두고 볼 일이며 만시지탄은 있으나 거국적 관심을 기울이게 된 것은 다행한 일이다.

학교폭력을 최소화하는 데 온 국가기관이 총동원되는 것도 좋은 일이지만 우선, 일선 교육기관 특히 학교와 교사의 획기적인 변화가 있어야 하겠다. 여태껏 일선학교에선 따돌림이라든지 폭행학생이 있다는 것을 감지하면서도 쉬쉬하고 교내에서 필요한 조치를 취하기는커녕 덮어버리기 일쑤였고 학교의 명예 훼손을 우려해 적당히 넘어가는 것으로 일관해 왔다.

또 학부모들의 행태는 어떠한가? 언제부터인가 대부분의 학부모가 내 아이가 공부 잘해서 일류학교 진학과 졸업 후 일류기관 취직이 전부이고 교우들과 다툼이 있을 때는 어떠한 일이 있어도 이겨야 하며 난투가 있을 시는 상대를 때려눕혀 굴복시켜야 한다고 가르쳐왔다.

출생 후 가장 중요한 것은 가정교육이다. 어린이는 출생과 함께 부모가 전부이고 부모 말씀을 따르게 되어 있다. 인성교육의 시발점이 이 출생과 성장과정으로 이어진다. 세 살 버릇 여든까지 간다는 속담은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 크다고 하겠다.

그렇다면 학교폭력 최소화를 위해 학교폭력이 있을 시 학교당국에 대한 엄중한 조치가 있어야 하겠다. 무사안일로 적당히 무마해 버리려는 학교 경영책임자에 대한 민형사상 중책임이 그것이다. 그리고 가해학생 학부모에 대한 민사상 중책임을 묻도록 해야겠다. 이웃나라 일본은 학교폭력 방치학교 운영자와 그 재단에 대하여 그리고 담임교사에까지 피해학생 가족에 대한 위자료 손해배상 등으로 수십 만엔 혹은 수백 만엔씩 물도록 하고 묵과한 담임교사에 대해서는 형사처벌을 받게 했고 가해학생 학부모에 대한 배상액이 엄청나게 크다.

거듭 강조하자면 학부모들의 자녀에 대한 교육관이 바뀌어야 한다. "네가 잘못(폭력)하면 우리 집 살림살이에 치명타가 된다"는 것을 인식시키고 또한 학부모 스스로 잘못되면 금전적 변상에 큰 부담이 된다는 것을 실감토록 해야 한다. 새누리당에서 학교폭력 대책에 따른 입법화를 추진 중이라고 하는데 이 기회에 폭력행위에 관한 가중처벌제를 도입하여 이들에게는 진학 또는 취업에 막대한 불이익이 되도록 함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

최규열/법무부 범죄예방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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