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지 수박에 발생하는 '과일썩음병'(본지 9일 자 6면 보도)이 확산돼 수박 재배 농가들이 시름에 잠겼다.
17일 오후 영주시 평은면 천본2리 수박밭. 병에 걸린 수박을 골라내 밭둑에 버리는 농민들의 얼굴엔 근심이 가득했다. 잎과 줄기는 오그라들었고 덩치 큰 수박은 표피가 검게 물러 빛이 바랬다. 밭둑과 밭고랑에는 버려진 수박이 지천으로 널려 있었다. 심지어 수박농사를 포기하고 심은 수박을 모두 걷어낸 뒤 아예 콩을 심은 농가도 있었다.
과일썩음병은 2010년을 전후로 국내에 유입된 병으로 전염된 종자 잔재물에 의해 1차 전염이 되고 접목이나 곁순 관리 작업 과정에서 2차 전염된다. 특히 재배 포장 내에서는 비바람을 동반한 강한 비가 올 때 급격하게 전염이 되는 병이다.
이 마을 주민 석신진(56'평은면 천본리) 씨는 "한 해 농사를 다 망쳐 버렸다"며 울상을 지었다. 석 씨는 "20년 동안 수박 농사를 지었지만 올해처럼 과일썩음병이 걸린 것은 처음"이라며 "자식처럼 애지중지 키워 온 수박이 썩어나가는 걸 보면 살점이 떨어지는 것 같다"고 울분을 터트렸다. 주민 석도진(51) 씨는 "이미 육묘 때 농가 3곳에서 수박 90%가 썩어나가 농사를 포기했고 나머지 농가는 성장 과정에서 병반이 나타나면서 출하를 20여 일 앞둔 지금은 심각할 정도로 확산되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과일썩음병이 발생한 농가는 평은면을 중심으로 60여 농가, 22만㎡ 규모에 이른다.
문제가 확산되면서 영주시농업기술센터가 피해 실태조사를 벌이고 있다. 이상윤 영주시농업기술센터 원예작물담당은 "최근 노지 수박에서 수확이 불가능할 정도로 무서운 과일썩음병이 발견돼 농가 피해가 예상되고 있다"며 "이 병은 바이러스에 의한 전염병으로 종자와 육묘, 토양 등에서 전염되기 때문에 현재로서는 원인 규명조차 어렵다"고 우려했다. 영주'마경대기자 kdma@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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