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대구경북 車 부품사 클러스터화 움직임

'친환경·경량화' 시대 흐름 맞춰 협업 네트워크 구축

'친환경 자동차 경량형 부품 개발 클러스터 사업'이 본궤도에 올랐다. 14일 회사 연구원이 경량화 부품을 시험하고 있다. 우태욱기자 woo@msnet.co.kr

최근 산업계의 한 흐름은 '협력'이다. 특히 유사한 분야 간의 네트워크 형성을 통한 '벨트화' '클러스터화'가 대세로 자리 잡고 있다. 시너지 효과가 크기 때문이다.

대구경북의 대표산업인 '자동차 부품' 역시 최근 클러스터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바로 Kdac(한국델파이)이 중심이 된 '친환경 자동차 부품 개발'이다. Kdac은 산학연 네트워크를 통해서 자동차부품의 '테마클러스터화'를 진행 중이다.

◆친환경 자동차 시대

최근 자동차업계의 화두는 '친환경'이다. 하이브리드차(HEV), 전기자동차(BEV), 연료전지차(FCEV) 등 친환경 차의 수요가 전 세계적으로 늘고 있는 것도 이 같은 목표 때문이다.

이러한 차세대 친환경 차는 모터나 배터리 등 기능 부품의 중량이 늘어나기 때문에 보디, 새시 등의 경량화가 필수다. 또 엔진보다도 작은 모터가 탑재되기 때문에 차량 앞부분의 남는 공간으로 인한 충돌 위험성을 낮추기 위해 프레임 구조도 바꿔야 한다. 결국 스틸 재료와 공법 외에 경량재료의 적용 범위 확산이 필요한 시점이다.

한 부품 업계 관계자는 "업체로서는 경량 재료를 당장 쓰기보다 더 효과적인 설계 및 공법을 개발해 새시나 보디 구조의 강도나 강성을 희생시키지 않고 무게를 줄이는 것에 집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부품업체들은 무게를 줄인 '경량화 부품'을 개발, '친환경 차량'에 다가서고 있다. 한 전문가는 "부품이 경량화되면 전체적으로 차량 무게가 줄어 연비가 개선된다"며 "이를 위해서는 신소재를 적용하거나 가공공법을 개선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부품 경량화에 도전

이 같은 친환경 자동차 요구에 맞춰 지역 자동차부품업계가 기업 중심으로 '테마클러스터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지난해 9월 전국에서 테마클러스터 사업을 모집한 결과 총 4개의 사업이 선정됐으며 이 가운데 자동차부품 관련 테마클러스터는 전국에서 유일하게 지역에서 진행된다.

한국산업단지공단 관계자는 "성서산업단지에서 추진해왔던 '미니클러스터 사업'의 경우 우리 공단이 주관해 운영, 성과를 올렸지만 이번 테마클러스터 사업은 기업이 주관이 돼 결과물을 만들어낸다"며 "지역 대표 자동차부품업체들이 모여 사업을 진행한다"고 말했다.

대구 달성산업단지에 위치한 'Kdac'이 주관해 추진하는 테마클러스터 사업은 '친환경 자동차 경량형 부품소재산업 육성을 위한 글로벌 제품개발 및 생태계 조성사업'으로 총 23개 기관이 참여, 산학연 네트워크를 통해 기존 부품보다 20%가량 무게를 줄인 제품을 개발해내는 것은 물론 지속적인 차세대 자동차 부품 개발 생태계를 구성하는 것이다.(이미지 참조)

2년간 국비 12억원을 포함해 총 18억원이 투입된다.

Kdac 관계자는 "대구경북 지역 자동차부품 업계가 가진 특징을 활용해 네트워크를 형성, 주기적인 세미나와 연구를 통해 일체화된 제품을 개발해내는 것이 이번 클러스터 사업의 중심 목표다"고 말했다.

대구시와 대구상공회의소에 따르면 지역의 자동차부품업체수는 대구가 729개, 경북이 434개 업체로 나타났다. 완성차 기업은 없지만 매출 1천억원대의 중견기업이 지역에 퍼져 있다.

대구상의 관계자는 "Kdac(한국델파이)과 평화발레오, 유성기업, 평화정공, 동해전장, 한국파워트레인 등 대표 자동차부품 업체들이 지역에 많다"며 "특히 자동차부품 관련 산업인 철강과 기계, 전자정보기기, 메카트로닉스, 신소재 등의 집적도가 높아 클러스터사업이 큰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협업과 상생

Kdac이 추진하는 테마클러스터 사업의 핵심은 '협업'이다. 참여 기관이 각자의 역할을 가지고 서로 네트워크를 형성해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궁극적인 '부품의 경량화'를 위해 부품 관련 업체들이 수시로 세미나를 열고 경량화 방안을 연구하는 것이다.

주요 참여 기관으로는 한국산업단지공단 대구지사와 계명대, ㈜화신 등이다. 한국산업단지공단 대구지사는 '코디네이터' 역할이다. 미니클러스터 사업을 통해 클러스터 분야의 전략과 노하우를 가진 한국산업단지공단은 지역의 다양한 중소부품 업체를 대상으로 네트워킹사업을 추진한다.

관계자는 "산업단지 내 기업회원을 중심으로 핵심기술확보를 위한 기술개발수요에 대응하는 지원에서 협업을 통한 신규시장 및 매출증대를 위한 협업을 중재할 수 있는 지역산업의 코디네이터로서 역할을 한다"고 말했다.

유일한 참여 대학인 계명대는 실무 전문가 양성 및 업그레이드 교육을 담당한다. 메카트로닉스 인력양성사업과 함께 무역과 마케팅을 연계한 교육을 진행한다.

Kdac 관계자는 "계명대는 접근성도 우수하고 자동차 관련 학과가 있어 참여 대학으로 선정됐다"며 "참여 기업 대표자와 임원의 경영기법 교육 등도 계명대가 담당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테마클러스터 사업에서 '협업'이 부각되는 부분은 부품업체들 간의 수평적인 관계다. 수직화된 자동차산업에서 테마클러스터를 통해 1, 2, 3차 협력업체들이 공동으로 연구개발을 하는 것은 물론 시제품 제작과 양성화 과정에까지 함께한다.

대표적으로 ㈜화신은 친환경 관련 핵심 부품의 시작품 제작 지원을 통해 테마클러스터 참여 중소기업의 신제품 신뢰성 확보 및 매출증대를 지원한다.

Kdac은 사업의 전체를 조율하는 것은 물론 해외 마케팅 부문을 담당한다. 회사 관계자는 "2, 3차 부품업체들이 좋은 제품을 만들더라도 이를 판매하기 위한 창구가 있어야 한다"며 "우리 거래 업체들에 같은 성능을 가진 부품이지만 더욱 가볍다는 것을 강점으로 내세워 판매를 할 생각이다"고 말했다.

◆기대 효과

Kdac은 이번 테마클러스터로 인해 매출과 고용, 순익 등이 증대할 것으로 보고 있다. 경량화 부품 개발 완료 이후 3년간 매출 6천억원, 고용인원 240여 명, 원가절감 약 300억원 등의 효과가 발생할 것으로 예상했다. 회사 관계자는 "이외에도 참여기업의 경우 기업 혁신 멘토(컨설팅) 프로그램 운영으로 생산성 10% 향상이 기대되며 네트워크 정보교류를 통한 신사업 가능 분야 발굴, 공동개발 및 동반 성장 기반 구축 등이 뒤따를 것이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경량화 부품을 통해서 참여 기업이 더욱 합리적인 공급 가격을 형성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한 참여 기업은 "경량화는 완성차의 목표인 만큼 조금 더 높은 가격을 주더라도 부품을 구입하려 할 만큼 매력적이다"고 말했다.

한국산업단지공단 측은 "경제민주화의 핵심인 '상생'의 모습을 테마클러스터를 통해서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며 "테마클러스터가 지역기업의 협업모델로 자리매김할 것이다"고 말했다.

노경석기자 nks@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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