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대구대 총장선거 '3파전'…뽑혀도 이사회 임명 못받을 수도

선출방식 교수회와 첨예 대립…결국 대행체제로 갈 가능성도

이달 12일 총장 선거를 앞둔 대구대에 학내 갈등이 고조되고 있다.

총장 선출 방식을 놓고 직선제를 주장하는 대구대 교수회와 공모제를 도입하려는 대학 법인(영광학원) 내 일부 이사들이 대립하면서 이번 선거에서 뽑힌 총장 후보가 자칫 이사회 임명을 받지 못하는 사태가 우려된다.

3일 대구대 총장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제11대 대구대 총장 선거 후보자로 권오진 교수(물리학과), 김상호 교수(문헌정보학과), 홍덕률 현 총장 등 3명이 등록을 마쳤다. 이들은 5일과 10일 교내에서 유권자인 직원'교수 등을 대상으로 정견 발표에 나선다.

1차 투표는 12일 진행된다. 여기에서 1위 득표자가 과반수를 얻지 못하면 1'2위 득표자만을 대상으로 2차 투표를 하게 된다. 이후 선관위가 당선된 총장 후보자를 이사회에 통보하면, 이사회는 전체 이사 7명 중 과반수인 4명의 찬성을 거쳐 총장으로 임명하게 된다.

문제는 홍덕률 총장 임기 만료가 다음 달 말로 다가왔지만, 신임 총장 선출 방식을 놓고 교수회와 이사회 간의 합의가 이뤄질 가능성이 매우 희박하다는 점이다. 종전 이사 측은 "총장 직선제는 이사회가 총장을 임명하도록 한 권한을 침해하고 있다"며 "향후 '총장초빙위원회'를 구성해 총장 공모 절차를 거치고, 이후 추천된 복수의 총장 후보 중에서 이사회가 최종 임명하는 게 옳다"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교수회 측에선 "정당한 투표를 통해 선출된 총장 후보를 이사회가 임명하지 않는다면 그 귀책 사유는 모두 이사회에 있다"며 "총장 직선제가 무너지면 대학의 민주성과 자율성이 침해될 것"이라고 맞서고 있다. 대구대 교수회 규정에 따르면 교수회는 '법인이사회에 추천할 총장 후보의 선출' 권한을 명시하고 있다.

이처럼 양측의 입장이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어 12일 총장 투표 이후 더 큰 후폭풍이 예상된다. 현재 대구대 법인 이사진은 2명의 이사가 공석인 가운데 종전이사 측 3명과 구성원 측 2명으로 갈라져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투표든, 공모든 어떤 절차를 거쳐 뽑힌 총장 후보도 이사회 과반수(4명) 찬성을 얻어 임명되기 어려운 구도다.

대구대 한 관계자는 "이번 총장 투표에서 당선된 후보자가 이사회 임명을 못 받으면 결국 '총장대행체제'로 갈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걱정했다.

최병고기자 cbg@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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