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한상훈의 피팅스쿨] 단조 아이언, 정확한 임팩트-주조, 긴 비거리 장점

헤드 제작법 따른 차이

단조 아이언
단조 아이언
주조 아이언
주조 아이언

클럽에 관심이 많은 골퍼는 클럽의 디자인이나 성능은 물론이고 각 부품의 소재나 제작방법에 대해서도 궁금해 하고 또 분석하기도 한다. 아이언 헤드의 제작방법인 단조제법과 주조제법도 골퍼에게 끊임없는 화제를 가져다주는 것 중의 하나다.

단조제법(forged)은 수백 년간 이어온 전통적인 헤드의 제조법으로 부드러운 연철을 강한 힘과 압력으로 두드려서 원하는 모양을 만들어내고 이를 연마하고 가공하는 제법이다. 이에 비해 주조제법(casting)은 원하는 모양의 틀(거푸집, mold)을 만들고 쇳물을 부어 형태를 만들어 가공하는 제법이다.

제조방법의 차이 때문에 가공하는 재료도 다르다. 단조는 경도가 강한 재료로는 형태를 만들기 어렵기 때문에 경도가 낮은 연철 탄소강을 주로 사용한다. 이에 비해 주조는 경도가 높은 스테인리스강을 녹여 쇳물을 만든다.

제조방법과 재료의 고유한 특성 때문에 단조 아이언과 주조 아이언은 각각의 장단점을 가지고 있다. 단조 아이언은 연철의 부드러운 타구감으로 공과 헤드의 밀착감을 느낄 수 있으며, 이로 인해 거리는 주조에 비해 덜 나가지만 정확한 임팩트 감으로 백스핀의 양이 많아져서 그린 위에 공을 세우기가 쉽다. 하지만 얼마 전까지만 해도 머슬 백이나 블레이드 등의 단순한 형태에, 크기가 작은 헤드로만 생산되어 상급자와 프로의 전유물처럼 인식되었다. 최근에는 단조 아이언도 다양한 캐비티 백(cavity back) 모델을 만들어 낼 정도로 발전하여 부드러운 타구감과 함께 관용성도 확보하게 되었다. 연철이 상대적으로 부드럽고 녹이 생기기 때문에 특수한 열처리와 피니시가 필요하며 일반적으로 녹 방지와 광택을 위해 니켈 크롬 도금 피니시를 한다. 라이 각과 로프트 각의 미세 조정이 가능한 건 장점이지만 그만큼 변형도 생긴다는 얘기다.

주조 아이언은 경도가 높은 헤드의 반발력으로 비거리가 상대적으로 많이 나가며, 일찍부터 관용성이 좋은 다양한 캐비티 백 형태의 헤드로 생산되었다. 주물과 몰드로 다양한 디자인이 가능해져서 멋진 백 페이스(back face)를 가진 고가클럽이 생산되기도 하였다. 단조 아이언에 비해 수작업 공정이 적고 시스템만 갖추면 대량생산이 가능해서 1970년대 후반부터 캘러웨이, 핑, 테일러 메이드 등 많은 클럽제조사가 주조방식을 선택하였고 이는 보다 저렴한 클럽의 생산과 유통으로 골프클럽산업 전체가 확대되는 효과를 봤다. 강한 경도로 오래 사용해도 헤드의 페이스나 호젤 등의 변형이 거의 없고 스테인리스의 특성상 녹이 생기지 않아 색이나 광택이 깨끗하다. 한편 너무 강해서 라이나 로프트 각을 수정하기가 어려운 건 단점이라 할 수 있다.

단조 아이언이 좋으냐, 주조 아이언이 좋으냐는 이제 개인의 선택이다. 골퍼의 기술 수준과 취향, 경제적 사정에 따라 선택하면 된다. 몇 해 전에 프로와 일반인 상급자들을 대상으로 단조와 주조 아이언의 브라인드 테스트를 했다는 기사를 본 적이 있는데, 결과는 "구분하기 어렵다" 였다.

한상훈 티타임골프랩 대표 huni77777@hanmail.net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