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창조가 돈이 되는 세상…대기업도 훌륭한 벤처 사주는 전략 필요"

'창조경제 전도사' 이민화 KAIST 교수

"청년들의 벤처창업을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창업자 연대보증'을 없애는 것이 급선무입니다."

대구연구개발특구가 주최한 2013년 기술창업교육을 위해 25일 대구를 찾은 이민화 KAIST 교수(벤처협회 명예회장)는 창업자 연대보증이 청년들의 창업 의지를 꺾는 걸림돌이라고 했다.

창업자 연대보증은 한 번 실패하면 신용불량자로 전락해 재도전할 기회를 박탈하고 있다는 것. 이 교수는 "대학생 1천 명을 대상으로 조사해보니 신용불량 위험을 감수하고서라도 창업할 의사가 있는지를 묻는 질문에 10.5%만이 그렇다고 답변한 반면 신용불량 위험이 사라졌을 때를 가정하면 그렇다는 응답률은 무려 69.4%로 높아졌다"고 말했다.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성공한 벤처기업이 평균 2.8회 실패를 겪는다는 점을 감안하면 창업만큼 중요한 것이 실패와 재기라고 강조했다.

'창조경제의 전도사'로 이름 높은 이 교수는 "창조경제의 핵심은 창조가 돈이 되는 것"이라고 규정했다. 과거에는 하나의 기술이 시장에서 성공하기까지 무척 어려웠다. 기술사업화 과정에서 상당수 기술은 사장되고 기술사업화가 성공하더라도 시장경제에서 대부분은 탈락해왔다. 하지만 이제는 기술을 상품화하는 과정인 '실천'이 한층 수월해졌다. 이 때문에 실천만으로는 돈을 벌 수 없고 여기에 창조가 곁들여져야 한다는 것.

이 교수는 "싸이의 '강남스타일'을 예로 들면 곡을 만드는 데 신시사이저 하나로 충분한 음악이 됐다. 그리고 유튜브를 통해 마케팅에 엄청난 수고를 하지 않아도 전 세계인들에게 퍼져나갔다"고 했다. 또한 1인 창조기업이 개발한 게임 '드래곤 플라이트'는 월 매출이 100억원에 육박하기도 했다. 지금은 좋은 아이디어만 있으면 상품이 되는 시대라는 것이다.

이 교수는 "남들이 따라하는 자영업은 되도록 피하고 벤처창업을 늘려야 한다"며 "자영업은 우리나라 GDP에 기여하는 것이 1천만원인 데 반해 벤처기업은 하나 만들어지면 112억원을 기여할 수 있다고 했다"고 말했다. 한국의 벤처창업에 있어 대기업 역할론도 강조했다.

한국에서는 대기업 시스템이 잘 갖추져 있기 때문에 벤처 M&A가 활발해질 필요가 있는데 훌륭한 기술을 가진 벤처가 나오면 대기업이 제값을 주고 사는 선순환 구조가 필요하다는 것. 이렇게 되면 벤처창업을 하려는 청년들도 늘 것이고 대기업은 단시간에 혁신을 가져올 수 있는 '윈윈'이 될 수 있다고 했다.

이 교수는 한국 벤처의 효시라 할 수 있는 메디슨을 설립했으며 코스닥 설립과 벤처기업특별법 제정을 주도했다. 현재 벤처기업협회 명예회장, (사)유라시안 네트워크 이사장 등으로 활동하고 있다. 그는 대한민국의 새로운 경제 패러다임으로 창조경제를 주창해왔고 그동안의 연구자료를 모아 최근에 '창조경제'란 제목의 책도 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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