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외상으로 소를 잡아먹을 형국이다. 대규모 재정지출로 국가채무가 급속히 증가하고 있는 가운데 국채발행 잔액이 450조원을 돌파했다. 특히 자녀세대에 떠넘기는 빚이라 할 수 있는 10년 이상 만기 국고채 비중이 사상 처음으로 올해 50%를 넘었다.
기획재정부가 10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김태호 새누리당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8월 기준 국채발행 잔액은 457조3천억(추가경정예산안 반영)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말(412조4천억원)보다 44조9천억원, 2006년말(258조원)보단 199조3천억원 늘어난 규모다.
사회간접자본 투자, 복지혜택 확대정책 등을 추진하면서 세입부족분을 보완하기 위한 국채발행이 급증했기 때문이다. 올해 8월 기준 국가채무에서 국채가 차지하는 비중은 95.2%까지 상승해 사상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국가채무를 구성하는 국채, 차입금, 국민연금 보유국채 가운데 국채 발행 금액만 크게 증가하고 있다.
정부가 조세저항을 우려한 나머지 '증세 없는 복지확대 정책'을 시행하기 위한 재원마련 방안으로 국채발행을 남발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특히 올해 발행된 국고채의 만기현황을 살펴보면 10년물 이상 장기 국고채의 비중이 전체 국채발행액의 50.5%로 절반을 차지하며 사상 처음으로 절반을 넘어섰다. 다음 세대가 갚아야 '빚'이 급격히 늘어나고 있다는 뜻이다.
구체적으로 10년물 발행액이 16조7천억원으로 29.5%, 20년물이 5조7천억원으로 10.1%, 30년물이 6조2천억원으로 10.9%에 달했다. 올해는 지난해 처음으로 도입된 30년물이 본격적으로 발행되기 시작하면서 장기채 물량 비중이 큰 폭으로 늘었다.
정부는 장기채의 경우 채권 차환 발행 리스크를 줄이고 자금을 안정적으로 조달할 수 있는 장점이 있어 단기채와 적절하게 배분하면 자금 흐름을 좋게 만들 수 있다고 설명하고 있으나 아직 태어나지도 않은 미래 세대에 현 세대의 짐을 떠넘긴다는 점에서 곱지 않은 시선을 받고 있기도 하다.
김태호 의원은 "국채 잔액이 커지는 것은 결국 빚이 늘어난다는 의미"라며 "특히 30년물과 같은 장기물은 이번 세대가 다음 세대로 떠미는 빚인 만큼 최대한 엄격하게 관리해야 한다"고 말했다.
유광준기자 june@msnet.co.kr
댓글 많은 뉴스
"하루 32톤 사용"…윤 전 대통령 관저 수돗물 논란, 진실은?
'이재명 선거법' 전원합의체, 이례적 속도에…민주 "걱정된다"
연휴는 짧고 실망은 길다…5월 2일 임시공휴일 제외 결정
대법원, 이재명 '선거법 위반' 사건 전원합의체 회부…노태악 회피신청
골목상권 살릴 지역 밀착 이커머스 '수익마켓' 출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