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20년 방치, 쓰레기 투기장 같은 갈산공원

폐타이어·폐기물 투성이…산업용지 전환 목소리도

개선사업이 진행되지 않은 대구 성서산업단지 내 공원들이 인근 기업에 불편을 주고 있다. 갈산공원 한쪽에 폐타이어와 쓰레기들이 나뒹구는 모습. 노경석기자
개선사업이 진행되지 않은 대구 성서산업단지 내 공원들이 인근 기업에 불편을 주고 있다. 갈산공원 한쪽에 폐타이어와 쓰레기들이 나뒹구는 모습. 노경석기자

대구 달서구 성서산업단지 내 갈산공원. 공원 밖으로 뻗은 나뭇가지가 도로를 넘어왔다. 공원을 둘러봐도 제대로 된 산책로 하나 보이지 않았다. 공원 곳곳에서는 폐타이어를 비롯해 각종 쓰레기가 뒹굴었다. 공원 바로 맞은편에 자리한 한 기업 대표는 "말이 공원이지 우리에게는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 애물단지나 마찬가지"라며 "구청이 제대로 청소해 환경 관리를 해주든지 공원을 산업용지로 바꿔 용지난을 해소하든지 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성서산업단지 내 근린공원들이 제구실을 못하고 있다. 사유지가 많아 시와 구청이 개선사업을 하지 못하면서 불법 건축물과 쓰레기 투기 등으로 인근 주민과 입주 기업들이 피해를 입고 있다.

1990년대에 들어선 성서1차산업단지에는 갈산공원과 장동공원 등 두 개의 공원이 자리하고 있다. 각각 16만7천522㎡, 10만6천315㎡의 공원은 20년이 넘는 시간 동안 제대로 된 정비사업 한 번 없었다. 이 때문에 공원이 제구실하기는커녕 불법쓰레기 투기 장소로 변질되는 등 인근 기업에 피해를 주고 있다. 경영텍스 이명규 대표는 "국내외 바이어들이 공장을 찾아오면서 바로 옆 공원의 지저분한 모습을 볼까 봐 걱정될 때가 한두 번이 아니다"며 "불법 건축물들이 공원 주변에 보이기도 한다"고 말했다.

용지난에 허덕이고 있는 공단 내 기업 입장에서는 활용이 전혀 되지 않는 공원이 달갑지 않다. 한 인근 업체 대표는 "차라리 공원이 깨끗해서 주변에 근무하는 직장인들의 쉼터로 활용되기라도 하면 다행이지만 이마저도 제대로 되지 않고 있다"며 "누구한테 건의를 해야 할지도 모르겠다"고 말했다.

그동안 공원이 방치된 것은 부지의 상당 부분이 사유지이기 때문이다. 대구시에 따르면 갈산공원의 총면적(16만7천522㎡) 중 국공유지는 8천172㎡일 뿐이다. 95%인 15만9천350㎡가 개인소유 땅이다 보니 시와 구청에서 공원 개선사업을 쉽사리 할 수 없는 것.

이에 대해 대구시는 올해부터 예산을 반영, 공원 내에 산책로와 정자 등 일부분에 대한 개선 작업에 들어갈 계획이라 밝혔다. 대구시 관계자는 "올해 3억원가량의 예산을 배정했다"며 "설계 및 땅 매입 등에 사용할 것이다"고 말했다. 대구시는 4년간 약 12억원을 들여 1만3천860㎡(4천200평) 면적에 광장과 분수, 폭포 등의 시설을 설치할 계획이다.

하지만 여전히 성서산단 내 공원 환경 개선은 쉽지 않은 상황이다. 장동공원의 경우 2009년 시설물 설치 등 공원 개선을 대구시가 결정했지만 아직 사업이 진행되지 않고 있다. 10만6천315㎡의 규모 중 사유지는 2만8천332㎡로 갈산공원에 비해 국공유지가 상대적으로 많아 개선하기가 더 쉬운 상황에도 예산이 책정되지 않고 있는 것. 무엇보다 기업들은 공원 개선사업과 함께 꾸준한 사후 관리를 요구하고 있다. 불법 쓰레기 투기 등 미관을 해치는 일을 막아야 한다는 것.

이에 대해 대구시는 달서구청에 책임을 떠넘겼다. 한 관계자는 "공원에 시설을 설치하는 것은 시가 할 일이지만 불법쓰레기 투기 등으로 공원 및 주변 환경을 훼손하는 것에 대해 달서구청이 CCTV 설치나 환경개선 사업들을 벌여야 할 것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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