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붕어빵 아파트 살기 지겨워∼ 단독주택에 살리라♬

대구 지난해 신축 2배↑

생활편의와 방범상의 문제로 외면받았던 단독주택의 인기가 다시 부상하고 있다. 팔공산의 전원주택. 우태욱기자 woo@msnet.co.kr
생활편의와 방범상의 문제로 외면받았던 단독주택의 인기가 다시 부상하고 있다. 팔공산의 전원주택. 우태욱기자 woo@msnet.co.kr

"성냥갑 아파트는 싫어요."

단독주택이 재조명받고 있다. 치안 문제와 생활불편 등의 이유로 인기가 시들했던 단독주택이 전세난과 아파트 가격 상승으로 다시 관심을 끌고 있다.

또 '붕어빵 주거문화'에 식상해하고, 도회지에서의 전원생활을 동경하는 베이비부머들의 은퇴가 본격화되면서 단독주택의 인기가 높아지고 있는 것.

특히 단독주택이 에너지 절감형, 친환경 한옥 등으로 진화하고 저금리 기조에서 주택 일부를 반전세, 월세로 돌려 임대 수익을 올릴 수 있어 수요층이 더욱 두터워지고 있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아파트 가격이 투자에서 실수요자로 옮겨가면서 더 이상 기대만큼 오르지 않을 것이란 심리가 작용하고 있는 데다 전세난까지 겹쳐 단독주택을 찾는 이들이 늘고 있다"고 분석했다.

◆다시 뜨는 단독주택 인기

한때 단독주택은 아파트 대량 공급에 밀려 1980년대 이후 주택시장에서 맥을 추지 못했다. 하지만 냉'난방에 취약하고 주차와 방범 문제에 노출돼 있다는 인식이 강했지만 건축 자재 및 시공 수준이 향상되면서 획일적인 아파트에 비해 자연과 공존할 수 있는 주거 공간으로 탈바꿈하고 있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대구테크노폴리스에 분양한 단독주택 용지의 경우 40대 1의 높은 경쟁률을 보였고 북구 금호'사수동 단독주택 용지 역시 웃돈까지 붙는 등 최근 단독주택 열기가 높아지고 있다.

신축 건수도 꾸준히 늘고 있다. 대구시에 따르면 단독 신축 허가 건수는 2008년 352건과 2009년 295건에 그쳤지만 2010년에는 623건, 지난해에는 545건으로 2, 3년 전과 비교하면 두 배 정도 늘었다.

단독주택 시장은 최근 들어 획일적인 벽돌집에서 에너지를 줄이는 패시브 하우스와 그린 한옥이 등장했다. 패시브 하우스는 주택을 고단열, 고기밀, 고성능 창호 등으로 설계, 폐열회수 환기장치 등을 통해 버려지는 열을 회수함으로써 난방을 위한 별도 설비 없이 겨울을 지낼 수 있는 주택을 말한다.

그러나 단독주택 가치가 재평가되는 곳은 상권이 형성된 주변과 관광명소 부근에 국한되는 편. 이 때문에 낡은 단독주택의 가치를 높이기 위한 근본적인 대책도 병행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수익형 월세가 나오는 주택 개조가 전체 단독주택에 적용되는 것은 아니다"며 "그렇다고 부동산 불경기에서 뉴타운'재개발도 어려운 만큼 슬럼화를 막기 위한 체계적인 개발이 필요한 상황이다"고 말했다.

◆대구시도 단독주택 확대 동참

대구시도 이런 흐름을 반영해 새 주거 문화 실험을 계획 중이다. 대구시에 따르면 대규모 국민임대 주택 단지가 들어서는 대구 북구 연경동에 블록형 단독주택 단지를 계획하고 있다. 시는 연말쯤 LH와 협의를 통해 1만㎡ 부지에 30여가구의 프리미엄 단독 주택 지구를 조성할 예정이다.

대구시 관계자는 "주거 문화가 아파트 아니면 다가구 주택이란 이중 틀에서 새로운 개념의 단독 주택을 선보여 주택 유형을 다양화하겠다"고 밝혔다.

시는 LH와 의견 조율을 이루면 내년 초쯤 착공을 예상하고 있다. 건설업계도 아파트 일색에서 프리미엄 단독주택 쪽으로 곁눈질을 하고 있다.

한 지역 중견건설업체 임원은 "앞으로는 택지개발지구 등에 외국형 대단위 단독주택을 통째로 개발하는 사업 등을 염두에 두고 있다"면서 "단독주택 고유의 매력이 있어 수요층이 두터울 것으로 예상된다"고 했다.

한편 올해 전체 신규 주택 수요 중에서 아파트 등 공동주택이 차지하는 비중은 89.9%로 압도적이다. 모두 35만9천가구에 달한다. 이에 비해 단독주택은 4만 가구로 전체의 10.1%에 불과했다.

하지만 10년 후가 되면 단독주택에 대한 수요는 13.9%까지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아파트에 대한 수요가 86.1%로 여전히 강세를 보이겠지만 단독주택의 경쟁력이 지금보다 훨씬 높아질 것이란 전망이다.

임상준기자 news@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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