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 살림을 디자인하다/임경수 지음/들녘 펴냄
농약과 화학비료의 남용은 논밭은 물론 사람의 몸을 망가지게 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시작된 것이 유기농업이다. 그러나 자연적 유기물질의 사용만을 고수하는 소극적인 유기농업은 진정한 유기농업이라 할 수 없다. 한 걸음 더 나아가, 이제는 순환농업을 중심으로 한 유기농업을 시작할 때가 되었다. 순환농업은 토양에 투입되는 자재뿐 아니라 자연과의 관계, 사회적 관계도 유기적이어야 한다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 이 책은 바로 그 점을 지적하면서 우리 사회가 전지구적으로 보다 생태적인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는 새로운 개념을 제시한다. 바로 '퍼머컬처'(permaculture)다.
"내가 사는 방식이 마을을 살려야 하고, 마을을 살리는 방식이 지역을 살려야 하며, 지역을 살리는 방식이 지구를 살릴 수 있어야 한다." 이는 퍼머컬처에 일관되게 흐르는 원리이자 정신이다. 영속적이라는 뜻의 'permanent'와 농업 'agriculture'의 합성어인 퍼머컬처의 기본적인 바탕에는 '자연을 닮게 하라'는 생각이 흐르고 있다. 자연의 중요한 특성 가운데 하나가 다양하다는 것. 그래서 퍼머컬처는 '무엇이든 다양하게 하라'를 가장 중요한 원칙으로 삼는다.
이 책은 퍼머컬처의 원리를 충실하게 소개하는 한편, 우리나라의 실정에 맞는 이른바 한국형 퍼머컬처를 모색한다. 총 3부로 구성된 이 책에서, 퍼머컬처를 당장 알고 싶은 사람은 '2부 농장살림'부터 읽으면 된다. 저자는 마을과 지역공동체의 대안을 사회적 경제와 접목해 농업과 농촌도 새롭게 디자인되어야 한다고 역설한다. 우리나라 농업의 지속가능성과 마을만들기, 지역공동체운동에 대한 폭넓은 경험과 통찰이 오롯이 담겨 있는 책이다. 307쪽, 1만3천원.
한윤조기자 cgdream@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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