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60년대부터 1840년대까지 유럽의 귀족, 신흥 부유층의 자제들 사이에 외국 여행 붐이 일었다. 문화의 변방이었던 영국에서 시작해 북유럽 국가 등으로 번져갔는데 그리스'로마의 고전 문명을 배우고 앞선 문물을 익히려고 이탈리아와 프랑스가 주 여행 대상지였다. 종교 분쟁이 잦아든 상황에서 경제력이 커진 귀족 등이 자식들에게 가문의 재산 관리를 맡기기 전에 견문을 넓히게 하자는 것이 취지였다. 영국의 가톨릭 신부인 리처드 러셀이 이에 관한 책을 쓰면서 이 여행을 '그랜드 투어'라고 불러 이 용어가 널리 쓰이게 됐다.
엘리트 청년들의 조기 유학과도 같은 그랜드 투어는 보통 2년에서 4년 이상 길게 이어졌다. 가정교사와 하인 등을 대동하는 여행이었으므로 하층 계급을 착취해 막대한 여행 비용을 충당했다. 여행의 가치는 높아 지성과 교양을 풍부하게 쌓고 인맥을 넓히는가 하면 무도회 참석 등 향락도 마음껏 누렸다. 존 로크, 애덤 스미스, 요한 볼프강 폰 괴테, 에드워드 기번 등이 '생계형 가정교사'로서 동행했고 프랑스의 계몽사상가 볼테르는 만나고 싶은 인물로 인기를 끌었다. 괴테의 '이탈리아 기행', 스미스의 '국부론', 기번의 '로마제국 흥망사' 등은 그랜드 투어의 산물이었다.
그랜드 투어는 1840년대 철도와 증기선 여행 등이 대중화되면서 유럽 귀족층의 전유물에서 벗어나 미국과 서인도제도의 부호와 중산층 등으로 확대됐다. 그랜드 투어 때 체계화된 여행 방식은 오늘날에도 이어지고 있다. 우리나라에서 일반화된 젊은이들의 배낭여행, 외국 조기 유학 현상 등도 그랜드 투어의 변형된 방식으로 볼 수 있다. 최근에는 외국 여행을 하면서 일을 해 부족한 경비를 충당하는 워킹홀리데이 제도가 인기를 끌고 있다. 경제적 형편이 넉넉지 않은 젊은이들에게 안성맞춤인 제도이다.
24일 호주의 브리즈번에서 워킹홀리데이 프로그램으로 일하던 한국인 20대 여성이 새벽에 공원 청소 일을 하러 나갔다가 살해됐다. 강도나 성폭행 흔적이 없어 유색 인종에 대한 '증오 범죄'일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호주에서는 지난해 하반기에도 한국인 청년을 상대로 연쇄 폭행 사건이 일어나기도 했다. 호주뿐만 아니라 독일, 덴마크 등으로 워킹홀리데이 제도가 확대되고 있는데 정부가 안전 대책에 신경을 기울여야 할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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