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국정원 무력화라 쓰고 국정원 개혁이라 읽는다?

국정원특위 여권 반발 기류…합의 불만 지도부 성토 거세

국회는 5일 본회의를 열어 여야가 4자회담으로 합의한 국가정보원개혁특위와 정치개혁특위 구성안을 의결했다. 그러나 이날 표결에는 새누리당 의원 상당수가 불참했고, 참석한 여당 의원이 무더기로 반대, 기권표를 던져 눈길을 끌었다.

국정원개혁특위 구성안은 재적의원 234명이 투표해 찬성 198명, 반대 7명, 기권 29명으로 가결됐고, 정치개혁특위는 242명 중 3명이 기권해 239명의 찬성으로 통과됐다.

국정원개혁특위 구성안 표결에 반대한 의원은 특위를 국회 정보위 내에 설치해야 한다며 강한 반대의사를 피력해 온 서상기 국회 정보위원장(대구 북을)과 정보위 소속 새누리당 정문헌'조명철 의원 외에 군 출신 정수성(경주)'송영근 의원과 김진태'이채익 의원 등 7명이다.

또 새누리당 심재철 최고위원과 새누리당 국방위원회 소속 김성찬'손인춘 의원과 김정훈'김세연'김학용 의원 등 영남권을 중심으로 한 새누리당 의원들이 기권표를 던졌다. 지역 의원 가운데는 정희수(영천), 권은희(대구 북갑) 의원도 포함됐다. 정보위 여당 간사인 조원진 의원(대구 달서병) 등은 표결에 불참했다.

이를 두고 정치권에선 의원의 소신에 따른 결과지만 전반적으로는 지도부의 합의에 불만을 품은 의원들이 소극적인 저항을 하는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정수성 의원은 "정보기관의 국내정치 불개입 등 큰 틀에서의 합의는 존중하지만, 예산 등을 통제하면 정보기관 기능이 마비된다"며 "지도부의 합의가 강제 당론도 아닌데다 개인의 소신을 표시함으로써 특위 구성안에 신중을 기하라는 경종을 울리고 싶었다"고 했다. 기권표를 던진 권은희 의원은 "당 지도부가 이번에 국정원개혁특위에 대해 합의를 해준 것에 대해 반대하는 소신이 있었다"며 "타협이라는 건 줄 것은 주고, 받을 것은 받아야 하는 건데 이번에 도대체 당 지도부가 뭘 받았는지 묻고 싶다"고 했다. 실제 이날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한기호 최고위원은 '국정원 무력화라 쓰고 국정원 개혁이라고 읽는다' '기둥뿌리 내주고 부도어음 받았다' 등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에서 새누리당을 비판하는 내용을 인용하며 불만을 드러냈다.

한편, 여야 의원이 동수로 구성된 국정원개혁특위는 명단을 놓고 여야의 신경전이 치열하다. 새누리당은 국회 정보위나 국정원 국정조사특위에서 활동한 의원을 우선 염두에 두고 있다. 정보위 간사인 조원진 의원을 특위 간사로 하고 권성동'김재원(군위의성청송)'이철우(김천)'김도읍'송영근'조명철 의원 등이 포함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전해졌다. 민주당은 어렵게 얻어낸 특위에서 성과를 내기 위해 전문성 있는 인사로 구성할 계획이다. 정세균 전 대표를 위원장으로, 최재성'문병호'민병두'정청래'최민희 의원 등이 거론되고 있다. 하지만 일부 의원들은 고사하고 있고 민주당의 경우 강성의 조원진 의원을 달갑게 여기지 않으면서 '국정원개혁특위 구성안에 반대한 의원을 특위에 포함시켜선 안 된다'며 송영근'조명철 의원의 인선에 반대해 명단 조율이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지현기자 everyday@msnet.co.kr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