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새누리당 내 친박계의 관심은 '낙하산'에 쏠려 있는 것 같다. 이번 주초 친박 의원 20여 명이 모인 송년회 자리에서 '나 같은 건 없는 건가요'라는 대중가요가 불렸고, 이에 "친박 주제가 나왔네" "바로 우리 노래네"라는 열렬한(?) 호응이 있었던 것은 이를 잘 보여준다. 19일 새누리당의 대선 1주년 기념식에서 당 지도부와 청와대에 친박 인사의 취업을 공개 요청한 배경이다.
공공기관 개혁이 새 정부 최대의 화두가 되고 있는 마당에 박근혜 대통령의 성공적 국정 운영을 가장 열심히 뒷받침해야 할 친박 인사들이 이렇게 낙하산을 요구하고 있다니 참으로 어이가 없다. 이들이 요구하는 것은 뻔하다. 공공기관장 자리를 달라는 것이다. 아직도 공공기관장 자리를 대선 공신들이 나눠 먹는 것이 당연하다고 여기는 그 퇴행적 사고가 한심할 따름이다.
공공기관이 국민의 걱정거리로 전락한 가장 큰 원인은 바로 낙하산 때문이다. 그 폐해의 재론은 입만 아플 뿐이다. 낙하산으로 내려와 정통성이 없다 보니 노조의 무리한 요구를 들어줄 수밖에 없고. 이는 전문성 부족과 맞물려 비효율과 방만 경영을 낳는 악순환이 되풀이되어 오지 않았던가. 이를 끊어내지 못하면 공공기관 개혁은 공염불로 끝날 것이다.
박 대통령은 당선자 시절 "열심히 일하는 사람들의 사기를 떨어뜨리는 낙하산 인사는 새 정부에서 없을 것"이라고 했다. 이런 약속은 반드시 지켜져야 한다. 그러나 여러 명의 여권 인사들이 굵직굵직한 공공기관장으로 임명됐다. 대통령부터 약속을 지키지 않으니 친박들이 준동하는 것은 당연하다. 정부는 강도 높은 공기업 개혁을 들고 나왔지만 지금 돌아가는 사정으로 보아 의미 있는 결과는 기대하기 어려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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