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람'마을 모두 행복" 생활인문학 자리잡은 칠곡군

올해 10개 인문학마을 조성 주민들 아이디어 생활 접목

칠곡군 왜관읍 금남리 아버지 요리교실에서 아버지들이 교사와 함께 김치찌개 요리법을 배우며 즐거워하고 있다. 칠곡군 제공
칠곡군 왜관읍 금남리 아버지 요리교실에서 아버지들이 교사와 함께 김치찌개 요리법을 배우며 즐거워하고 있다. 칠곡군 제공

#창조사업 우수사례 소개도

"평소 요리를 안 했는데, 집사람이 늦게 올 때 저녁을 해 놓으니까 얼마나 좋아하는지 몰라!" 앞치마를 두른 김갑도(70'칠곡군 왜관읍 금남리) 씨의 이마에는 굵은 땀방울이 매달렸다.

학, 각설이, 멸치장수 분장을 한 할머니들이 권정생 작가의 동화 '훨훨 날아간다'를 각색한 연극 연습에 한창이다. "왜, 내 나이가 어때서…."

하나는 칠곡군 왜관읍 금남리의 '아버지 요리교실', 또 하나는 북삼읍 어로리의 칠곡늘배움학교인 '보람학당'의 풍경이다. 두 마을은 마을 자체적으로 인문학사업 아이디어를 내고, 그 아이디어를 현실화시키고 있는 인문학마을이다. 칠곡군에는 이처럼 생활인문학을 실천하는 인문학마을이 10개나 있다.

칠곡군은 2004년 평생학습을 도입해 평생학습도시로 알려졌고, 이를 바탕으로 지역밀착형 생활인문학을 기적적으로 일궈내 이젠 '인문학도시'라는 평을 얻고 있다.

칠곡군의 인문학은 지난해부터 추진한 창조지역사업인 인문학도시 조성사업에서 태동했다. 올해는 인문학마을 10개 만들기 사업을 통해 인문학도시의 위상을 더욱 높였다.

칠곡 미래구상 교육을 통해 인문학마을 만들기 수요를 파악하고, 마을리더 교육과 '생각밥상'이란 주민주도형 토론을 통해 마을별 사업 아이디어를 이끌어냈다. 아이디어는 마을축제로 현실화됐고, 주민들은 성과와 보람을 경험했다.

인문학마을인 지천면 영오리와 약목면 남계리는 햇볕을 에너지로 만드는 생태기술을 함께 공부하기 위해 마을동아리 '저에너지 두레'를 만들었다. 나무를 적게 쓰는 난로, 햇볕을 집안으로 들여 난방하는 방법 등 서로 마을을 오가며 함께 기술을 배우느라 떠들썩하다.

가산면 학상리는 마을문화공간 '학수고대'를 만들고, 마을도서관은 북카페로 만들었다. 주민들은 이곳에서 영화도 보고, 서각으로 문패를 만들면서 예술가가 되고 있다. 박진선(42'칠곡군 가산면 학상리) 씨는 "우리 마을에서 인문학은 어려운 학문이 아니다. 모든 세대가 함께 공부하고 서로 기대는 감동을 가진 마을이 됐다. 이것이 인문학의 힘"이라고 설명했다. 인문학이 마을에 활기를 불어넣은 것. 각각의 마을이 아이디어만 다를 뿐 인문학마을로 변화하면서 마을 분위기가 활기차게 변한 것은 똑같다.

칠곡군 인문학의 이 같은 효과는 올해의 창조지역사업 우수사례로 소개되고, 문화체육관광부 후원 '제6회 행복한 대한민국을 향한 인문정신문화포럼'에서 지역밀착형 인문학운동의 우수사례로 선정돼 주목받았다. 이번 포럼에서 이강재 서울대 교수는 "인문학을 통해 행복한 공동체를 만들 수 있다는 사례를 칠곡군이 보여주고 있다"고 평가했다.

백선기 칠곡군수는 "인문학의 중심은 사람이며, 목표는 마을공동체가 살아나는 것"이라며 "주민들이 만든 인문학이 칠곡군의 모든 마을로 확장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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