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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문화재단, 도리가 아니지 않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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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 미술제 우리가 먼저 기획했는데…'원조' 전시 달성문화재단 발끈

대구문화재단과 달성문화재단이 '대구현대미술제'를 놓고 갈등을 빚고 있다. 대구문화재단이'대구현대미술제'의 공동주최를 제안했던 달성문화재단을 전혀 배려하지 않은데서 반발을 사고 있는 것이다.

올해부터 대구현대미술제는 달성문화재단이 대구문화재단과 공동으로 여는 것으로 확대됐다. 1970년대 한국현대미술을 선도했던 대구현대미술제를 되살린다는 취지로 지난해부터 달성문화재단이 부활시킨 것을 올해부터 대구문화재단이 함께 하기로 한 것이다. 이는 대구문화재단이 지난 5월 '대구현대미술제'를 소재로 한 공모 기획안을 만들어 한국문화예술위원회로부터 국비 1억2천만원을 따온 것이 계기가 됐다. '대구현대미술제'라는 명칭을 사용할 수밖에 없었던 대구문화재단은 달성문화재단 측에 공동 주최를 제안했고, 이에 따라 달성문화재단도 공동주최를 수락했다. 두 단체 간의 교통정리 결과는 입체 설치 작품은 강정에서 달성문화재단이, 평면 전시는 대구예술발전소에서 대구문화재단이 나눠 하는 것이었다.

대구는 해방과 6'25 후의 정치, 사회, 경제적 격변을 겪으면서 현대미술 도시로 도약해왔다. 특히 1970년대 현대미술단체들이 대거 결성되면서 전국에서 가장 활기차고 중요한 실험적인 미술운동이 펼쳐진 곳으로 인정받고 있다. 1974년 최초로 현대미술제가 개최돼 1979년까지 5차례 전국적인 규모로 발전시켜 나갔던 곳이 바로 대구다.

이런 대구 미술의 역사성을 오늘날 새롭게 부각시킨 것은 달성문화재단의 노력이었다. 달성문화재단은 지난해와 올해 두 차례에 걸쳐 '강정 대구현대미술제'를 개최했다. 특히 지난 8월 2일부터 17일 동안 강정보 문화관인 '디아크' 일원에서 펼쳐졌던 '강정 대구현대미술제'에는 기록적인 폭염에도 가족과 친구단위 방문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아 10만 명 이상의 관람객이 다녀간 것으로 추산됐다. 또한 달성문화재단이 주최한 강정 대구현대미술제에서는 예산 한 푼 지원받지 못했지만 공동주최 임을 이유로 대구문화재단의 후원 명칭이 모두 들어가 있었다.

하지만 지금 대구예술발전소에서 열리고 있는 대구현대미술제에서는 달성문화재단의 흔적을 찾아볼 수가 없다. 공동주최라는 사실도 알기 어렵다. 당초 포스터와 팸플릿 등에는 서로 후원 명칭을 삽입하도록 했지만 어디에도 달성문화재단의 이름은 없다. 김채한 달성문화재단 대표는 "대구문화재단 행사에는 달성문화재단의 이름이 모두 빠져있었다"라며 "도저히 공동 주최를 한다고는 이야기 할 수 없는 처사"라고 분개했다. 달성문화재단 측에서는 잘 진행해 오던 기획 전시를 힘의 논리에 의해 빼앗긴 것 같은 억울함마저 호소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대해 김결수 현대미술가협회 부회장은 "대구문화재단의 경우 자꾸 직접 나서서 사업을 펼칠 것이 아니라 관련 단체들이 보다 나은 예술활동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그런 기운을 진작하는 역할을 하는 본분에 충실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꼬집었다. 또 다른 미술계 인사는 "대구문화재단이 자꾸만 예술활동의 집행기관으로 활동하려 할 경우 이런 일들은 또다시 일어날 수 있다. 대구문화재단이 재단 출범 때의 취지를 제대로 살려나갔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한윤조기자 cgdream@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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