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아파트 분양 호황 대구지역 업체는 들러리

2013 대구 부동산시장

2013년 1만6천여 가구의 아파트 분양 물량이 쏟아지며 호황을 맞았던 대구 부동산 시장은 외지 업체들이 시장을 주도하면서 지역경제에 미친 '낙수효과'는 미미했다.

(주)애드메이저의 '2013 주택동향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대구에 분양한 아파트는 모두 24개단지에 1만6천631가구다. 대구테크노폴리스에 공급한 임대아파트를 포함하면 공급물량은 1만9천466가구에 이른다. 이는 한 해 평균 대구에서 분양되는 1만여 가구보다 두배 많은 물량이다.

그러나 이 중 지역 업체가 공급한 것은 3천482가구(17%)에 불과하다. 외지 업체 시장 주도는 지역 자본 유출을 가속화 시킨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실제로 역외업체가 분양한 15개 아파트 단지 중에 마케팅과 홍보 전체를 지역업체 모두 맡긴 곳은 반도건설이 유일하다.

특히 대규모 분양 물량이 동시에 쏟아진 대구테크노폴리스의 경우 진아건설, 남해건설 등 외지 업체가 6천301가구를 집중적으로 공급했으나 지역 업체는 배제됐다. 업계 관계자는 "지역 광고 및 분양업체들이 프레젠테이션에 참여했으나 사실상 들러리에 불과했다"고 귀띔했다.

문제는 내집 앞마당에서 열리는 역외업체 잔치는 지역 곳간 유출로 귀결된다는 점이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올 한해 주택경기가 호황이었음에도 지역경제에 미치는 체감 경기가 떨어지는 이유가 역외업체 중심의 공급현상 때문으로 풀이하고 있다.

2만여 가구가 신규 분양될 때 가구당 분양가를 2억원씩만 잡아도 천문학적인 자본이 외부로 빠져나간다. 이와 함께 역외 분양'광고 대행사가 일을 맡고 가져가는 수수료도 가구당 200만~250만원씩 치면 수십억원에 달한다.

내년 분양 시장도 외지 업체 잔치가 될 것으로 전문가들은 내다보고 있다. 목 좋은 땅 대부분을 역외 업체가 사들였기 때문이다.

최근 LH가 공급한 옥포지구 2개 필지 중에 C-1블록(1천154가구)은 광주업체가 C-2블록(504가구)은 부산업체가 낙찰받았다. 김천혁신도시 1개부지도 광주업체에게 돌아갔다.

그리고 지역 내 민간아파트 부지 중 관심을 모았던 화원읍 천내리 부지가 부산의 이진건설(978가구), 침산동 오페라하우스 옆 부지가 부산 삼정(597가구), 월배지구 내 월성동 1412-1번지 사업지도 부산의 협성건설(999가구)에 팔렸다. 하지만 내년 대구 신규분양예정물량 1만5천922가구 중에 지역 업체 물량은 3천797가구 정도로 24%에 불과하다.

애드메이저 조두석 대표는 "우방, 청구, 보성 등 지역의 '빅3' 건설사 붕괴 이후 외지 건설사의 지역진출이 급증하면서 협력업체들도 서울 등 외지에서 함께 들어오는 추세가 심화됐다"면서 "외지업체 진출은 결국 지역 자본 유출을 가속화 시키며 지역 건설 토양이 점점 메말라 간다"고 꼬집었다.

임상준기자 news@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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