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 대구경북 기업유치 활동, 새 틀 짜자

대구경북 지자체 간 횡적 협력 네트워크 필요

상생정신으로 정보 공유해 기업유치 나서야

경북의 두 산업 축인 포항과 구미의 기업활동 위축이 걱정이다. 포스코와 함께 포항철강공단의 대표 철강업체인 동국제강을 비롯한 중견기업이 공장폐쇄나 구조조정에 나서고 있다. 전자산업도시 구미에서는 삼성'LG 계열사가 잇따라 베트남으로 생산기지를 옮긴다. 두 지역 성장동력 약화가 뚜렷해지면서 파급은 대구까지 미쳐 산업지도 상의 대구경북 위상이 동반 추락할 위기다.

포항의 철강산업은 경기 부진에 따른 재고 증가, 제품 경쟁력 약화와 수익성 악화로 적자를 버티기 어려운 상황이다. 이 때문에 공장 규모를 줄이거나 문을 닫고 경비절감을 위한 인력구조 조정과 외주화에 나설 수밖에 없는 상황으로 몰리고 있다. 수백 명의 근로자가 일자리를 잃을 참이다.

구미의 전자산업은 인건비 문제로 생산기지를 해외로 이전하고 30~40개씩의 협력사까지 옮기고 있다. 삼성전자는 2008년부터 베트남 생산기지를 늘려 2009년 5천여 명이던 현지 종업원이 9만 명을 넘어섰다. LG전자도 지난달 베트남에 공장을 짓고 생산에 들어갈 계획이다.

이처럼 경북을 지탱하는 두 지역의 주축산업이 성장동력을 잃거나 지역을 떠나지만 뾰족한 대책이 없다. 떠난 자리를 메우고 대규모 일자리를 창출할 새로운 국내외 기업 유치나 창업도 쉽지 않다. 수도권 규제완화와 기업과 자본, 인력의 수도권 집중도 한몫하고 있다.

대구경북 지자체는 서울 및 세종에 사무소를 20개나 두고 있다. 전국에서 가장 많다. 민간까지 합치면 숫자는 더 늘어난다. 하지만, 이들 간 실질적인 횡적 교류와 공동협력의 고리는 없다. 이 때문에 기업 유치활동을 벌여도 내 지역이 아니면 아무런 의미가 없었다. 많은 사무소가 있지만, 시너지 효과는 전혀 발휘할 수 없는 구조인 셈이다.

이제는 기업유치 틀을 새로 짜야 한다. 대구시와 경북도를 넘고 경북 시'군의 경계를 허무는 횡적 협력 네트워크가 필요하다. 대구경북을 한 틀에 묶어 대승적인 차원에서 기업유치 활동을 벌여야 한다는 것이다. 개별 지자체가 경쟁을 통해 기업 유치 노력을 하는 것은 당연하다. 그러나 조건이 맞지 않으면 포기할 것이 아니라 더 적합한 이웃 지자체를 소개하고 추천하는 것이 중요하다. 개별 활동에서는 경쟁하되, 조건이 맞지 않으면 이웃의 다른 시군과 공조해 가장 유리한 곳에 기업이 올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횡적 협력 네트워크다. 이를 위해서는 각 지자체가 경쟁자가 아닌 동반자라는 인식에 바탕한 정보공유가 필수적이다. 떠나는 기업과 수도권 집중에 대항할 무기는 상생 정신과 협력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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