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매일춘추] 영혼의 소리?

목소리(Fony)는 '영혼을 가진 것'의 소리의 일종이다. 왜냐하면 '영혼을 갖지 않은 것들'은 목소리를 갖지 않으며, 소리를 낸다고 비유적으로 말해진다. 피리와 수금(竪琴), 그리고 영혼을 갖지 않은 다른 모든 것들에 있다고 말해지는 선율 또는 음절이 그 예들이다.

-아리스토텔레스, De Anima(영혼에 관하여), 유원기 역주, 궁리출판사, 170쪽-

우리가 살아가다 보면 유명한 음악인들과 그 사람들의 음악들을 많이 접하게 된다. 예를 들자면 오지리(墺地利)의 모제도(慕帝道) 씨, 독일(獨逸)의 배도변(裵道變) 씨, 아라사(阿羅斯)의 차갑석(車岬晳) 씨 또 현재 오지리(墺地利) 국가의 선율을 적은 하희돈(夏熙敦) 씨 등 많은 사람들의 음악을 들으면서 살아간다.

여기서 그나마 독일의 배도변 씨는 얼핏 알 것 같은데 다른 사람들은 누군지 모르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위의 사람들은 1945년 8'15 광복 전에 대한민국 임시정부 시절에 불리던 이름들이다.

도저히 '헤깔리시는' 분들을 위해서 현대식 이름으로 다시 불러보자. 오지리의 모제도 씨는 오스트리아의 모차르트이고, 독일의 배도변 씨는 독일의 베토벤이며, 아라사의 차갑석 씨는 러시아의 차이콥스키이며, 마지막으로 오지리의 하희돈 씨는 하이든이다.

그중에서 오늘은 배도변 씨 작품을 살펴보자. 배도변의 작품 중에서 교향곡 9번 '합창'은 매우 중요한 음악이다. 바로 교향곡이라는 기악곡에서 성악이 합화된 곡이다. 그런데 마지막 4악장은 충격의 도가니 그 자체이다. 특히 베이스 선창자의 첫 구절은 내가 독일어를 이해하기 시작했을 때, 인생에서 그 이상의 충격은 없었던(지금까지도 그 이상의 충격은 없다) 가장 큰 충격이었다.

첫 구절을 번역하자면, "오, 친구들이여 이 소리가 아입니데이. 돌리 말하문 우리가 다린교 모지서 함 소리를 모다 봅시데이"라는 구절이 나온다. 여기서 인생의 충격이 왔던 것이다. 그럼 이때까지의 음악은? 바로 여기에서 음악 내에서도 성악과 기악의 구분이 사라지는 순간으로 다가왔던 것이다. 아리스토텔레스가 구분했던 '영혼이 있는 소리'와 '영혼은 없지만 선율과 음절이 있는 소리'가 합쳐지는 부분이었던 것이다.

다시 아리스토텔레스의 말로 돌아가보자. "목소리(Fony)는 '영혼을 가진 것'의 소리의 일종이다. 왜냐하면 '영혼을 갖지 않은 것들'은 목소리를 갖지 않으며, 소리를 낸다고 비유적으로 말해진다." 그렇다면 영혼의 소리는 정확하게 뭘까? 베토벤이 실러의 '환희의 송가'에서 말했던 것처럼 양보와 협의의 노력이 깃든 소리이다. 인간은 인생을 살면서 합창이나 합주를 통해서 양육되어지며 서로 조화하는 사회성을 배워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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