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부산 대형 대리운전 업체 상륙…포항업계 "핸들 뺏기나" 위기감

자본·서비스 무장 저가 '공세'…"생존권 위협" 지난달부터 집회

포항대리운전기사협회는 8일 남구 상도동 트리콜 사무실 앞에서 집회를 열었다. 배형욱 기자
포항대리운전기사협회는 8일 남구 상도동 트리콜 사무실 앞에서 집회를 열었다. 배형욱 기자

대리운전 업계 대기업인 부산 트리콜이 포항에 진출하면서 지역 대리운전 기사들의 반발이 거세지고 있다. 부산 트리콜이 자본을 앞세워 지역 장악에 본격적으로 나설 경우 포항 업계는 힘 한 번 써보지 못하고 자리를 내줄 수밖에 없을 것이란 위기감 때문이다.

포항대리운전기사협회 100여 명은 8일 남구 상도동 트리콜 사무실 앞에서 '포항 대리운전 시장 철수'를 요구하는 집회를 열었다. 지난 5월에 이어 두 번째다. 협회에 따르면 포항에는 20개 대리운전 업체가 있으며, 1천여 명의 대리운전 기사가 활동하고 있다. 하루 대리운전 건수는 4천여 건 정도로, 대리운전 기사들은 하루 평균 4만원 정도의 수익을 가져간다. 대부분 '생계형' 기사들이다.

앞서 삼주그룹 자회사인 트리콜은 지난달 1일 포항에 사무실을 열고 대리운전 시장 접수에 들어갔다. 트리콜은 2003년 부산에서 대리운전 영업을 시작, 급성장해 2011년에는 연간 700만 건의 콜(대리운전 요청전화)을 받는 대기업 반열에 올라섰다. 최근에는 수준 높은 서비스를 앞세워 '부산-거제-울산' 시장에 진출했으며, 경주'포항에 사무실을 신설하는 등 동해안을 따라 공격적인 확장 전략을 펴고 있다.

이에 따라 트리콜의 자본과 서비스, 저렴한 가격이 포항 지역 '콜'을 흡수하게 되면, 포항 대리운전 기사들은 자리를 빼앗길 수밖에 없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김양래 포항대리운전기사협회장은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이라고 해야 집회를 열고 '떠나라'고 외치는 것밖에 없다"며 "대리운전 시장 자체가 흔들리면 운전기사들의 생존권도 위험해진다. 지역 대리운전 기사들이 먹고살 수 있도록 대기업에서 양보해 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트리콜 원종광 경북대표는 "지역 대리운전 업체들도 마음만 먹으면 자체 서비스 질을 높이고 가격을 낮추는 등 충분히 경쟁력을 키울 수 있다"며 "집회부터 열고 나가라고 하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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