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야고부] 괄목 '사이소' 장터

"정부와 경북도청도 앞으로 전자상거래가 날로 증가할 것에 대비해 컴퓨터 보급 등 다양한 정책을 펴고 있습니다. 바야흐로 사이버 거래 시대가 도래한 것입니다."

2001~2003년 경북도의 농업을 맡았던 시절, 2001년 12월 28일 경북 영주시농업기술센터에서 열린 농촌지도자 회원들 모임에서 꺼낸 이야기다. '21세기 개방화 시대 대응 방안-지역 농특산물 홍보 전략'을 주제로 다루며 그동안 취재 경험과 많은 농업 관련 전문가들의 의견을 모은 결과를 전한 자리였다.

당시 농촌은 농산물 개방화로 여러 악조건에 시달리며 새로운 활로를 모색하던 즈음이었다. 특히 지속적인 농가(농업인) 감소에다 수입 농산물의 국내 시장 잠식으로 쌀을 빼고 전반적으로 농산물의 자급도가 떨어졌다. 국내 농산물의 입지도 좁아지면서 판매에 갈수록 어려움을 겪고 있던 시절, 농촌의 살길을 찾는 자리였던 셈이다.

그 길은 당시 나쁜 농업 환경 속에서 등장한 한 흐름으로, 컴퓨터의 농가 보급에 따른 새로운 시장의 개척과 공략 움직임인 '사이버 장사'였다. 2001년 당시 전체 138만 농가 가운데 33만2천여 가구에 컴퓨터가 보급됐고 5만여 가구는 컴퓨터를 활용 중이었다. 2015년 현재는 108만 농가 중 47만5천 가구가 컴퓨터를 갖췄고 20만9천 가구가 활용 중이다.

그렇게 컴퓨터 보급과 활용으로 사이버 거래가 자리를 잡았고 농가마다 시행착오와 함께 낯선 농산물 판로 개척의 역사를 쌓기 시작했다. 경북도청이 2007년 문을 연 농특산물 온라인 쇼핑몰 '사이소'(www.cyso. co.kr) 역시 그렇게 세상에 나왔다. 경북 농가에서 생산한 우수 농특산물을 제대로 소비자에게 팔아보려고 만든 사이버 장사 터다.

그 '사이소'가 개통 10년을 맞아 올해 처음 연매출 50억원을 일궈냈다는 소식이다. 2007년 4월부터 팔아 그해 1억9천만원을 기록한 뒤 11월 말 현재 51억원 어치를 팔았다. 연말까지 55억원 매출도 넘볼 정도이니 '괄목'(刮目)할 만하다. 우리의 농업 환경은 늘 같지 않았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변화는 어쩔 수 없고 적응은 언제나 사람 특히 농민과 농정 당국인의 몫이 크다.

다가올 인공지능(AI) 및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닥칠 또 다른 환경에도 살아남는 농업이 되기 위한 남다른 고민을 준비할 때다. 하늘도 스스로 돕는 자를 돕는다고 했다. 또 준비하자. 일은 해야 이루고 길은 가야 이를 것이니, 거두기 위해서라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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