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도심의 허파 구실을 하는 야산과 숲에 사는 동물을 노린 밀렵이 성행하면서 올무와 쥐덫을 닮은 창애 등 다양한 밀렵 도구들이 잇따라 발견되고 있다. 밀렵 행위는 엄연한 불법인데다 야생동물은 물론 사람마저 위험에 빠뜨릴 수 있어 심각하다. 행정기관, 야생생물관리협회와 같은 기관과 단체에서 밀렵 도구 제거와 수거 작업을 펼치지만 일시적인 효과에 그칠 뿐이다.
대구 도심 야산과 숲은 시민들에게는 더없이 좋은 휴식 및 생활공간을 제공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정부와 각 지자체, 산림단체 등이 해마다 식목일을 비롯하여 시기를 정해 나무를 심거나 가지치기를 통해 나무와 숲을 가꾸는 일도 바로 산림과 숲의 이 같은 역할 때문이다. 다행히 대구 도심 야산과 숲의 환경이 야생동물의 서식처가 된 것도 그런 노력의 결과이다. 사람 위한 일이 야생동물에게까지 혜택을 주게 되었으니 그야말로 도랑 치고 가재 잡기다.
문제는 이들 야생동물을 노린 밀렵이 성행하고 밀렵 도구들이 몰래 곳곳에 설치된 현실이다. 지난달 28일 대구 북구 도남동 야산에서 북구청과 야생생물관리협회 대구북구지회는 불과 1시간 만에 60개의 밀렵 도구를 거뒀다. 이는 일부일 뿐이다. 대구환경청 자료를 살피면 더욱 그런 현실을 실감할 수 있다. 대구환경청이 수거한 밀렵 도구는 지난 2015년 450개, 2016년 589개, 지난해 879개였다. 해마다 없애고 잘라냈는데도 되레 늘었으니 말이다.
특히 이런 밀렵 도구로 사람조차 위험할 수 있다는 데 심각성이 있다. 등산객이 많은 북구 운암지 주변 야산에서 최근 한 번에 30개 넘는 밀렵 도구를 거둔 까닭도 그래서였다. 밀렵 도구를 나뭇잎에 가리거나 교묘하게 위장하여 설치하는 바람에 등산객들로서는 늘 불안할 수밖에 없다. 도남동 야산에서 큰 덩치의 멧돼지가 올무에 걸려 죽은 사례를 보면 사람의 손상은 물론, 자칫 목숨도 장담할 수 없기는 마찬가지다. 그냥 둘 수 없는 지경에 이른 셈이다.
이제 보다 적극적인 대책이 필요하게 됐다. 우선 밀렵 도구 제거 활동을 지속하거나 이를 늘리는 일이다. 밀렵 도구가 대부분 지리에 밝은 인근 지역 주민이 설치한 만큼 이의 자제 요청과 홍보, 그리고 신고 감시 체계를 갖춰 신고 포상제를 적극 활용할 필요도 있다. 불법 밀렵 행위자에 대한 사법 당국의 처벌 역시 강화돼야 한다. 자신의 작은 욕심으로 자칫 등산객과 이웃을 해치고 목숨까지 앗는 일은 막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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