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김향금전 동원화랑서 9일부터, 진지하던 이전의 작업 비틀어

이성적 진지함 쏙 뺐더니, 세상만물 신명난 어울림

김향금 작
김향금 작 '진지한 유머'

서양화가 김향금 작가(대구현대미술가협회장)의 열여섯 번째 개인전이 9일(금)부터 동원화랑에서 열린다.

'진지한 유머'란 제목으로 열리는 이번 전시에서 김 작가는 기존과는 다른 작품을 선보인다. 이전에는 오일과 캔버스라는 서양 재료로 작업했지만 색채와 내용은 마치 동양화를 보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최소한 선과 색채, 형태를 통해 스스로 정신적인 사유의 세계를 끌어내 정제된 표현을 하고자 했다면 이번 전시에서는 최근 유럽 여행을 통해 변화된 모습을 보여준다.

김 작가는 삶의 순간순간이 작업과 다름없다고 여긴다. 그리고 그 순간순간에 대한 집중과 성찰이 작업을 완성시키고 삶을 완성에 가깝게 이끌어 간다고 믿는다. 최근 다녀온 파리, 베를린 여행은 그의 의식세계를 확장시켰다. "좋은 작품을 하기 위해서는 내가 가진 생각과 의식을 버려야만 했다. 여행을 통해 느낀 것이 있다면 유명 작가들이 모두 명작만을 그리지는 않았다"면서 "교육과 관념적인 틀을 벗어나지 않는다면 원하는 그림을 그릴 수 없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했다.

김 작가는 "순수하고 자유로운 그림을 그리기 위해서는 개념이랄 것도, 철학이란 것도 없는 지금까지의 생각을 내려놓아야겠다고 결심했다. 진지하기만 했던 자신의 작업을 비틀어 보고 싶었다. 그래서 이성적이고 의식적인 작업 대신 어린 아이와 같이 선을 그을 수 있고 형태를 메우면서도 계획하지 않은 에너지의 발산에 집중했다"고 했다.

그의 꾸밈없고 기분 좋은 유희적인 에너지의 발산은 캔버스에서 평소에는 그리지 않았던 형태와 색채를 만들어냈다. 은유적으로 드러내는 표현에는 장난기가 가득하다. 그저 붓의 흐름대로 무심하게 긋는 선이 형태가 되고 구성이 돼 해학 요소를 만들어냈다. 작품 속에서는 꽃도, 사람도, 동물들도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하나이다. 유희적 세계에서 자유롭게 장난을 걸고 있는 캐릭터는 본분을 잊은 채 우스꽝스럽고 어눌하지만 그래서 더 편안하게 다가온다.

"저는 아무것도 바라지 않는 마음으로 세상을 향한 농담을 걸어보고자 한다. 그리고 누군가가 구름 사이로 비치는 나의 유머와 마주하면 좋겠다"고 말했다. 24일(토)까지. 053)423-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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