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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송기의 우리말 이야기] 몰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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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말 맞춤법 중에서 쉬워 보이면서도 어려운 것이 된소리의 표기에 대한 것이다. 된소리에 대한 맞춤범 규정은 제5항 "한 단어 안에서 뚜렷한 까닭 없이 나는 된소리는 다음 음절의 첫소리를 된소리로 적는다."라는 것이 기본 원칙이다. 이에 따라 '잔뜩, 절뚝거리다'처럼 된소리로 나는 것은 된소리로 적어 준다. 여기에서 '뚜렷한 까닭 없이'라는 말이 들어간 이유는 뚜렷한 까닭이 있는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뚜렷한 까닭'은 된소리로 나는 필연적인 음운 환경을 말한다. 예를 들어 받침 'ㄱ, ㅂ' 뒤에서는 '국수'가 [국쑤]로 소리가 나는 것처럼 뒤 음절 첫소리가 된소리로 발음이 된다. 이런 경우에는 된소리로 적지 않는다.

많이 틀리는 맞춤법 중 '싹둑, 납작'의 경우는 [싹뚝], [납짝]으로 소리가 나지만 뚜렷한 까닭이라는 것을 생각해 보면 어렵지 않게 정답을 찾을 수 있다. 그러나 이 규정이 모든 곳에 적용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쓱싹'의 경우는 쉽게 쓰던 말이었는데, 규정을 적용하면 '쓱삭'으로 해야 하는 것이 아닌지 헷갈리기 시작한다. 이에 대해서는 맞춤법 규정 제5항에 "다만, 'ㄱ, ㅂ' 받침 뒤에서 나는 된소리는, 같은 음절이나 비슷한 음절이 겹쳐 나는 경우가 아니면 된소리로 적지 아니한다."라고 되어 있다. '쓱싹'은 같은 음절이나 비슷한 음절이 겹쳐나는 예에 해당하므로 된소리로 적어준다. 맞춤법 규정 제5항에서 '된소리로 나는 것'에 대한 판단도 애매한데, '어쭙잖다'와 같은 경우는 맞춤법에 맞게 써도 어색해 보인다.

그런데 파생어나 합성어에서는 앞의 규정과 또 다르다. 맞춤법 규정 제54항에는 '-꾼, -깔, -꿈치, -때기, -빼기, -쩍다'와 같은 접사는 된소리로 적는다고 규정을 하고 있다. 이 규정에 따르면 '일꾼, 빛깔, 팔꿈치'와 같은 말들은 실제 발음과 차이가 없기 때문에 어렵지 않지만, '곱빼기, 코빼기(콧배기는 틀림), 귀때기(귓대기는 틀림), 객쩍다'와 같은 것은 제5항에서 규정한 것들과는 다르기 때문에 맞춤법이 어렵다. 이와 유사한 사례이지만 아직 표준국어대사전에 실리지 않은 예로는 '몰빵'이라는 말이 있다. 스포츠나 도박, 주식 투자 등에서 모든 자원을 한 곳으로 몰 때 흔히 '몰빵'한다고 말한다. 배구에서 외국인 선수 한 명만 공격을 하고 나머지 우리나라 선수들은 수비에 집중하는 것을 '몰빵 배구'라고 한다. 일부에서는 이를 총포나 기타 폭발물 따위를 한 곳을 향하여 한꺼번에 쏘거나 터뜨린다는 뜻의 '몰방'(沒放)으로 써야 한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실제 그렇게 쓰는 사람은 거의 없다. 왜냐하면 '몰방'의 발음이나 사전의 의미가 사람들이 생각하는 '몰빵'과 다르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몰빵'을 '몰다'의 어간 '몰-'에 '생일빵, 만원빵' 등에 쓰이는 속어의 접사 '-빵'이 합쳐진 말로 인식을 하고 있는데 그것이 더 합리적인 설명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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