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車부품 '울상', 철강·농축산 '안도'…'한미 FTA 타결' 지역 산업 희비

자동차 대미 수출 확대 암초 부품업계 "악재 4연타" 울상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개정 협상이 사실상 타결되면서 대구경북 산업별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관세부과 조치에서 면제된 철강업계와 추가 개방 요구를 막은 농축산물업계는 일단 안도하는 분위기다. 반면 자동차부품업계는 화물자동차(픽업트럭)에 대한 관세유예 연장과 미국산 자동차의 국내 안전기준 완화에 따른 완성차업체 타격이 지역 협력업체로 고스란히 전가될까 울상을 짓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26일 한미 FTA 개정 협상 결과를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양국은 ▷픽업트럭 관세철폐기간 연장 ▷자동차 안전'환경기준 유연성 확대 등에 합의했다. 한국산 픽업트럭에 대한 미국의 25% 관세철폐를 기존 2021년에서 2041년으로 20년 연장했다. 픽업트럭 관세 연장 합의는 국내 자동차업계의 미국 수출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미국 시장에서 한 해 팔리는 국산차 가운데 15%가 픽업트럭으로, 향후 시장 확대에 걸림돌이 될 전망이다. 더불어 미국 안전기준만 충족하면 수입을 허용하는 물량이 연간 2만5천 대에서 5만 대로 늘어나는 것도 국내 자동차 시장에서 잠재적 위협으로 작용할 것이란 분석이다.

국내 완성차업체에 부품을 공급하는 대구 달서구의 A사 관계자는 "지난해 사드 보복 여파로 10~30% 생산량이 줄어든 데 이어 새로운 위기에 처했다. 지금도 환율, 금리 등으로 걱정이 많은데 FTA 재협상까지 겹치니 죽을 맛이다"고 했다.

철강업계는 안도하는 분위기이다. 미국 무역확장법 232조 철강 관세부과 조치에서 한국이 면제됐기 때문이다. 대구경북연구원에 따르면 미국이 관세(25%)를 부과할 경우 경북지역 철강 수출이 1천815억원이나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는데, 이번 합의를 통해 이러한 우려를 덜게 됐다. 지역 농업계는 협상 과정에서 농업 분야 추가 개방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면서 한때 긴장했지만, 추가 개방 저지로 안도하고 있다.

임규채 대구경북연구원 경제동향분석팀장은 "이번 협상 결과 지역 철강업계의 피해는 예상보다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이고 자동차부품업계는 향후 미국 시장 진출 기대가 꺾인 여파가 있을 것"이라며 "해외시장 다변화와 제품 다양화 등을 통해 수출 경쟁력을 높여야 하는 중'장기 과제를 안게 됐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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