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동구 검사동에 사는 김윤정(32) 씨는 29일 심한 스트레스에 시달렸다. 오후 들어 인근 K2공군기지에서 시끄러운 전투기 소음이 2시간 동안 이어진 탓이다. 심한 진동과 소음에 창문이 덜덜 떨리고 물컵이 쏟아졌고, 생후 3개월 된 아이는 깜짝 놀라 울음을 터뜨렸다. 김 씨는 "주민센터에 물어보니 에어쇼 연습을 한다고 하더라. 미리 알려줬다면 아이를 데리고 친정으로 피했을 텐데, 사전 통보가 전혀 없었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공군 제11전투비행단이 에어쇼 행사를 준비하면서 강한 전투기 소음으로 수성구와 동구 주민들의 민원이 빗발쳤다. 평소와 달리 낮은 고도로 비행하면서 소음의 정도가 훨씬 심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공군 측이 인근 주민들에게 제대로 통보하지 않아 속수무책으로 소음에 시달렸다는 불만이 쏟아졌다.
군 당국에 따르면 이날 발생한 전투기 소음은 31일 오전 9시부터 열리는 '제40회 공군참모총장배 스페이스 챌린지 2018 대구경북지역 예선'에 참가하는 특수비행팀 '블랙이글스'의 에어쇼 연습이 원인이었다. 공식 연습시간은 오후 3시 30분부터 4시 10분까지였지만 전투기 소음은 2시간 가까이 지속됐다.
K2공군기지와 가까운 동구와 수성구에서는 100여 건에 가까운 민원이 접수될 정도로 시민들이 불편을 겪었다. 동구청 관계자는 "지난해에는 공군 측이 구청에 주민들에게 통지해달라고 공문을 보냈지만 올해는 전혀 없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공군 측은 "소음 발생 가능성을 대구시청 블로그와 SNS 등을 통해 미리 알렸고, 지역 유선방송사를 통해 자막을 내보내는 등 안내조치를 했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대구시가 운영하는 공식 SNS를 구독하지 않거나 유선방송을 보지 않는 시민들은 미리 소음 발생을 알 길이 없었다. 공군 관계자는 "나름대로 통지를 했고, 민원을 제기한 시민들에게도 안내를 했지만 국민신문고에도 민원이 올라오는 등 시민들이 불편을 겪게 해 송구스럽다"며 "앞으로 더 많은 방법을 활용해 적극적으로 소음 관련 정보를 통지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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