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오전 11시 김천시 감호동 아랫장터. 장날을 하루 앞둔 탓에 다소 한산한 분위기의 식당에 들어섰다.
'장날이 아니어서 손님이 적네요'라고 말을 붙이기가 무섭게 '먹고살기 힘들다'는 대답이 돌아왔다. 좋았던 시절 얘기로 뜸을 들인 후 어렵게 김천 국회의원 보궐선거 얘기를 꺼냈더니 깍두기를 옮겨 담던 주인은 "국회의원이라고 해봐야 전부 도둑놈들뿐이라 없어도 괜찮다"며 손사래를 쳤다. 하지만 '국회 상황에 따라 앞으로 1년 동안 김천 국회의원이 없는 상황이 생길 수도 있다'고 설명하자 그는 말을 바꿨다. "그건 안 되지, 다른 데 다 있는 국회의원이 김천에만 없어서야 쓰나!"
이날 김천에서 만난 시민들은 대체적으로 비슷한 반응을 보였다. 감문면에서 벼농사를 짓는 박상호(62) 씨는 "지역의 자존심 문제"라고 반발했다. 산업단지 내 중소기업에서 일하는 이진호(51) 씨는 "기업 유치에 차질이 우려된다"고 걱정했다. 전업주부인 김진희(43) 씨는 "아이들 교육환경 개선에 나설 힘 있는 사람이 한 명 줄어드는 게 아니냐"며 불만스러워했다. 김천대에 다닌다는 한 학생은 "유권자가 지역구 국회의원을 가질 권리를 정치권이 빼앗을 수는 없다"며 비판했다.
국회가 본회의를 열어 경북도지사 출마로 이철우 국회의원이 제출한 사직서를 14일까지 처리하지 않으면 김천은 내년 4월까지 국회의원이 없는 지역이 된다. 정치권에선 보궐선거 대상지역 주민들의 반발을 의식한 여야가 사직서 처리를 위한 원포인트 본회의를 개최할 것으로 전망하지만 대치 상황이 워낙 첨예해 예상 밖의 상황이 발생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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