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동시 풍천면 농민들로 구성된 농업회사법인 '그린 에이앤비(A&B)'가 또 한 번 일을 냈다. 제주도 특산물로만 여겨졌던 '비트'(빨간 무)를 내륙인 경북 북부지역 안동에서 사계절 상업재배에 성공한 것이다.
비트는 아삭한 식감과 풍부한 영양소를 함유하고 있고, 특유의 붉은 색 덕분에 샐러드를 비롯해 다양한 요리에 사용되고 있다. 최근에는 각종 건강정보지와 방송을 통해 '땅 속에서 나는 혈액' '대표적인 보혈식품'으로 널리 알려지면서 큰 인기를 얻고 있다.
실제 비트의 효능은 국내 대학 연구팀의 다양한 임상실험으로 확인된 바 있다. 한국식품영양과학회지에 실린 논문에 따르면 비트 추출물을 인체 암세포에 처리한 결과 결장암 세포의 증식과 위암 세포의 성장이 70%가량 억제된 것으로 밝혀졌다.
제주대학교 연구팀의 조사에서도 고콜레스테롤혈증을 유발한 실험쥐에 비트추출물을 섭취시키고 관찰한 결과, 각종 성인병을 유발하는 콜레스테롤(LDL)은 15%나 감소했고, 좋은 콜레스테롤(HDL)은 89%나 증가한 것으로 확인됐다.
하지만 그동안 비트는 온도에 민감하고 재배기술이 없으면 뿌리가 갈라져 상품성이 떨어진다는 이유로 제주도를 비롯한 극히 일부지역에서만 재배됐다.
그린 에이앤비가 비트를 성공적으로 재배할 수 있었던 데는 꾸준히 시행해 온 투자와 연구 덕분이다.
안동 풍천면 출신의 귀농인과 토박이, 다문화가정의 새댁 등 11명의 그린 에이앤비 소속 농민들은 단순히 인기 농산물에 대한 따라가기식 농사보다는 연구를 통한 농업기술 발전을 도모했다. 그 결과 어린 애호박에 비닐을 씌워 생육해 오염을 예방하고 저장성을 높이는 일명 '인큐베이터 애호박'도 이들이 선도적으로 재배한 작물이다.
이러한 집념으로 그린 에이앤비 농민들은 윤석민(49) 시험연구자의 지휘 아래 2년간의 연구를 통해 새로운 작물인 비트의 상업재배에 성공했다. 파종부터 모종생산, 수확까지 그동안의 연구결과를 바탕으로 재배한 결과 이들이 키운 농작물들은 다른 농가 제품보다 당도와 밀도가 15%가량 높고 저장성이 뛰어났다.
그린 에이앤비 농민들은 농촌 위기를 타개하고자 새로운 도전도 시도하고 있다. 이를 위한 시초로 비트즙과 비트분말을 1차 가공해 생산 중이다. 분말과 즙을 이용해 최종적으로 비트 초콜릿, 비트 안동국시, 비트 빵 등 다양한 가공식품을 만들겠다는 것이다.
김선 그린 에이앤비 대표는 "비트는 달콤한 맛과 특유의 색감으로 어떤 음식과도 궁합이 잘 맞는 데다 그 효능까지 뛰어나 슈퍼푸드라 불러도 손색이 없다"며 "현재 농민 회원들과 출자를 통해서 기본 자본금을 마련했고, 조만간 시설을 마련해 6차 가공 상품도 생산할 계획이다.
댓글 많은 뉴스
나경원 "李 장남 결혼, 비공개라며 계좌는 왜?…위선·기만"
이 대통령 지지율 58.6%…부정 평가 34.2%
"재산 70억 주진우가 2억 김민석 심판?…자신 있나" 與박선원 반박
트럼프 조기 귀국에 한미 정상회담 불발…"美측서 양해"
김민석 "벌거벗겨진 것 같다는 아내, 눈에 실핏줄 터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