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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멸종위기종 쫓아내는 달성군의 '낙동강 생태탐방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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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원동산 인근 낙동강 하식애(절벽)는 대구에서 거의 유일한 희귀 야생동물 서식지이자 멸종위기종 은신처로 꼽힌다. 하지만 달성군과 국토관리청이 지난달 낙동강 생태탐방로를 개통하면서 이곳의 유구한 정적(靜寂)은 몰려드는 사람들과 형형색색의 야간 조명으로 인해 산산이 깨지고 있다.

화원동산 하식애는 2천만 년 전 생성된 원시자연 식생을 고스란히 간직한 생태 공간이다. 이런 곳에다 달성군과 국토관리청은 거액의 예산을 들여 생태탐방로를 조성했다. 희귀 동식물 서식지에 철골 구조 탐방로를 만든다는 계획은 큰 논란과 반대를 불렀다. 하지만 달성군 등은 생태탐방로 조성으로 하식애를 관광자원화하고 생태계도 복원할 수 있다며 사업을 강행했다.

그 결과 우려는 현실이 되고 있다. 요즘 화원동산 하식애 앞은 산책 나온 인근 아파트 주민들로 북적대고 밤이 되면 형형색색의 조명마저 무분별하게 켜져 야생동식물에 심각한 빛 공해 테러를 가하고 있다. 인공시설물과 사람, 야간 조명을 달가워할 야생 동식물은 없다. 안 그래도 달성군은 이 일대에 생태계와 완전히 이질적인 왕벚나무, 산수유나무 등을 조경수로 심어 생태계 교란을 야기했다는 비판을 받은 전력이 있다.

대구 만한 대도시에 화원동산 하식애 같은 생태 보고(寶庫)가 있다는 것은 축복이다. 이곳은 멸종위기종인 삵과 천연기념물 수리부엉이가 발견된 곳이며 지정보호 대상인 모감주나무를 비롯해 쉬나무, 팽나무, 참느릅나무 등 원시적 자연식생이 형성돼 있다. 오랜 세월 동안 사람의 손길이 닿지 않아서 가능했던 일이었다.

고요한 이 공간 앞에 인공물과 조명시설을 해놓고 동식물이 계속 서식해 주기를 바라는 것 자체가 어리석다. 야생동물이 다 떠나고 나면 생태탐방로가 무슨 의미가 있는가. 달성군은 이제라도 화원동산 하식애 생태계를 실효성 있게 보호할 수 있는 대책을 수립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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