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북구 침산동 경상여고가 제3산업단지에서 유입된 것으로 의심되는 악취로 몸살을 앓고 있다. 학생과 교사들은 대책 마련을 요구하고 있지만, 대구시와 북구청은 악취의 원인조차 밝혀내지 못하는 상황이다.
이 학교 학생 및 교사들이 악취에 시달리기 시작한 건 지난해 9월부터다. '플라스틱 타는 냄새' 또는 '쇳가루 냄새' 등으로 묘사되는 악취를 학교 측이 확인해 대구시교육청에 보고한 횟수만 7차례나 된다. 지난해 9월 22일과 28일에는 오후 6시부터 심해진 악취로 학생 105명이 두통 등 이상증세를 호소했고, 학교 측은 오후 7시에 자습을 중단한 데 이어 자정에는 기숙사 학생들을 모두 귀가시키기도 했다.
3학년 송모 양은 "잊을 만하면 찾아오는 악취 때문에 야간 자율학습 시간에 창문을 닫고 공부하곤 한다. 유독 저녁 이후에만 냄새가 나는 걸 보면 공장에서 단속이 허술한 틈을 타 유해물질을 배출하는 건 아닌지 의심스럽다"고 했다. 2학년 강모 양은 "악취 때문에 야간 자율학습 중에도 집중이 어렵고 건강도 염려된다"고 호소했다.
문제가 지속되면서 학교 측은 대구시의회에 긴급 지원을 요청해 공기청정기 36대를 설치할 예산을 확보했다. 또 올해 수능 이후에는 낡은 창틀도 교체할 예정이다.
이재국 경상여고 교장은 "수능을 앞둔 지난해 10월 말과 11월 초에도 악취가 잇따라 시교육청에 수능시험장 변경을 건의할 정도였다"며 "학생들의 학습권을 보장하려면 환경당국이 원인을 규명하고 규제를 위반한 업체를 단속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나 대구시 보건환경연구원과 북구청은 아직 원인조차 밝혀내지 못하고 있다. 북구청은 지난해 9월부터 단속팀을 꾸려 수시로 경상여고 주변 공장들을 점검하고 있지만 별다른 성과가 없었다. 지난해 10월 한 화학물질 제조업체가 악취물질 배출기준을 8배 이상 초과한 것을 확인해 개선권고한 것이 전부다.
북구청 관계자는 "해당업체에 악취방지시설 및 제조 공정을 개선했으나 악취 신고가 이어지고 있다. 관련법상 관리대상이 아닌 영세업체도 많아 여전히 원인을 특정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대구시보건환경연구원 관계자도 "악취 발생지점을 정확하게 찾아내지 않으면 측정 농도가 떨어지는데다 측정용 대기 포집에도 전문인력 및 장비가 필요해 일시적인 악취는 분석이 어렵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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