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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고부] '막말 전염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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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가락이 끝으로 갈수록 가늘어지는 것은 옳지 않은 말을 들을 때 귓구멍을 막기 위한 것이다.'


수천 년 전 바빌로니아 율법서에 나오는 말이지만, 요즘 정치인의 말을 들으면 귓구멍을 막고 싶은 충동이 든다.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의 '막말 어록'이 나돌 정도로 한국 정치는 막장으로 치닫고 있다.


홍 대표의 막말은 워낙 악명을 떨치기에 '지방선거에 패배하면 일등공신은 홍 대표의 입이 될 것'이라는 분석까지 나왔다. 문제는 홍 대표 자신은 막말을 하지 않았다고 주장한다는 점이다. "경상도에서 흔히 하는 장인어른을 '영감쟁이'라고 했다고 막말한다고 했다. '개가 짖어도 기차는 간다'는 말은 영화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에 나오는 유명한 대사다." 홍 대표의 해명은 얼핏 그럴 듯해 보인다. 그렇지만, 인간에 대한 애정과 관심의 말이 아니라, 야유와 비난을 목적으로 뱉은 말이기에 문제다. 자신의 충동성과 과대망상, 무례함을 인식조차 못하고 있으니 더 큰 문제다.


홍 대표의 막말은 전염성이 무척 강한 것 같다. 한국당 지도부는 망언 제조기와 비슷하다. 김성태 원내대표는 여당을 향해 '청와대 홍위병' '권력 앞에 사족을 못 쓰는 간신배 짓거리'라고 공격했다. 장제원 수석대변인은 경찰을 향해 '미친개는 몽둥이가 약'이란 망발을 쏟아냈고, 일부 경찰은 장 의원 후원회 계좌에 '18원' 송금으로 맞받아쳤다.


지난 7일 정태옥 대변인(대구 북갑)이 방송대담에서 "서울에서 살던 사람들이 이혼 한 번 하면 부천 정도로 간다. 부천에 갔다가 살기 어려워지면 인천 중구나 남구 쪽으로 간다"고 주장해 '이부망천'이란 신조어까지 생겼다. 홍 대표는 정 의원의 발언을 두고 징계하겠다고 하니 '뭐 묻은 개가 뭐 묻은 개 나무라는 꼴'이라는 비아냥까지 나왔다. '말 많은 집은 장맛도 쓰다'는 옛말이 틀리지 않음을 보게 된다.


이기주의 책 '말의 품격'에 나오는 구절이다. "말과 글에는 사람 됨됨이가 서려 있다. 무심코 던진 말 한마디에 사람의 품성이 드러난다." 지방선거가 끝나면 품격 없는 정치인은 발 붙일 수 없는 세상이 됐으면 더할 나위 없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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