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 북미 약속 누가 안 지키는지 문 대통령도 잘 알지 않나

로봇
mWiz 이 기사 포인트

싱가포르를 방문 중이던 문재인 대통령이 13일 “(북미 정상이) 직접 한 약속을 지키지 않으면 국제사회로부터 엄중한 심판을 받게 될 것”이라고 했다. 북미 정상회담 이후 한 달이 지났으나 비핵화 진전이 없는 현 상황에 대한 답답함의 토로다. 그 심경 충분히 이해하지만, 상황 판단에 문제가 있다. 북미 모두 약속을 지키지 않는 것이 아니라 북한이 약속을 지키지 않고 있다. 그런 점에서 문 대통령의 발언은 공감할 수 없다.

북한이 비핵화에 뜻이 없음은 곳곳에서 확인된다. 북미 후속 실무회담은 아무 성과 없이 끝났다. 회담 뒤 북한이 미국의 CVID 요구를 ‘강도적’이라고 비난한 것은 이를 분명히 확인해준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공개한 김정은의 친서에도 ‘비핵화’ 표현은 한 글자도 없다. 그러면서 2차 북미 정상회담 조기 개최 의사를 밝혔다. 이는 북한의 노골적인 비핵화 지연작전이다.

문 대통령은 비핵화 진전이 없는 이유가 북한의 종전선언 요구를 미국이 거부하는 데 있다고 보는 듯하다. 지난 12일 싱가포르 방문 전 현지 신문과 인터뷰에서 ‘연내 종전선언’을 강조한 것은 그 방증이다. 그러나 종전선언은 합의 이후에는 물리기 어려운 불가역적 조치에 가깝다. 비핵화가 되지도 않았는데 북한이 요구한다고 들어줄 수 있는 게 아니라는 것이다.

문제의 본질을 알아야 해결 방안도 나온다. 문 대통령은 비핵화에 진전이 없는 작금의 상황이 누구에게 책임이 있는지 분명히 알아야 한다. 미국과 북한을 한데 묶어 나무라는 것은 문제 해결에 전혀 도움이 안 된다. 비핵화하기도 전에 얻어낼 것은 다 얻어내겠다는 김정은의 속셈에 힘만 실어줄 뿐이다.

최신 기사

0700
AI 뉴스브리핑
정치 경제 사회
국민의힘 내부에서 장동혁 대표의 리더십에 대한 혼란이 이어지는 가운데, 대구경북 지역 의원들은 장 대표를 중심으로 결속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신세계, 현대, 롯데 등 유통 3사가 대구경북 지역에 대형 아울렛 매장을 잇따라 개장할 예정으로, 롯데쇼핑의 '타임빌라스 수성점'이 2027년,...
대구 지역 대학들이 정부의 국가장학금 Ⅱ유형 폐지에 따라 등록금 인상을 검토하고 있으며, 장기간 등록금 동결로 인한 재정 부담이 심각한 상황이다...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