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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일그룹 돈스코이호 발견 소식에 '동아건설'과 '이용호 게이트' 사례 언급되는 까닭은?

돈스코이호. 위키백과
돈스코이호. 위키백과

최근 신일그룹이 동해 바다에 가라앉은 것으로 알려진 러시아 선박 드미트리 돈스코이호를 울릉도 앞바다에서 발견하면서, 돈스코이호 인양 시도 이력이 주목받고 있다. 러일전쟁 시기인 1905년 5월 29일 이 배를 격침시킨 장본인인 일본이 그로부터 11년 뒤인 1916년 첫 인양 시도를 한 것을 시작으로, 100여년간 거의 진척이 없다가 이번에 인양 단계에까지 진입할 수 있을 것으로 알려지면서다.

◆100여년간 동해 바다 둘러싸고 보물선 인양 시도 잇따라

그 이력은 이렇다. 우선 일본이 일제 시절 수십년 동안 돈스코이호 인양 사업에 주력했다. 그러나 수확은 없었다. 이어 돈스코이호가 침몰한 것으로 추정돼 온 울릉도 앞바다 등 동해가 더는 일제강점하에 있지 않고 우리 수역이 되면서 우리나라도 주목했다. 1981년 도진실업이 인양 시도를 한 게 최초다. 그러나 도진실업은 기술 한계에 부딪혀 시도를 접었다.

이어 1990년대 후반 IMF 외환위기 탓에 위기에 처한 동아건설이 도전했다. 돈스코이호에 금화와 금괴 등 수백조원 규모 보물이 실려 있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보물을 회사 위기 극복의 수단으로 삼고자 했다는 분석이다.

2000년에는 실제로 배가 동해 바다 속에 있다는 사실이 확인됐다는 보도가 나왔다. 그럼에도 동아건설은 배를 인양하지 못했다. 당시 동아건설이 발견한 배가 돈스코이호인지 정확히 확인되지도 않았다. 결국 2001년 동아건설이 파산하면서 동해 바다 보물선 찾기 움직임은 수그러들었다.

그러다 최근 탐사에 나섰던 신일그룹이 설계도 대조 결과 100% 일치, 함명 문구(DONSKOII) 발견 등을 언급하며 이번에 울릉도 앞바다에서 발견한 배가 돈스코이호가 확실하다는 주장을 펴고 있다.

향후 인양 과정에서 돈스코이호가 확실한지, 그리고 실제로 보물이 실려 있는지, 보물이 있다면 그 가치는 어느 정도인지 등이 관심 사안이 될 전망이다.

국내 보물선 인양 대표 사례는 1970년대로 거슬러 올라가면 나온다. 당시 전남 신안에서는 어부들이 그물을 건지면 도자기가 발견되는 등의 일이 잇따랐고, 도굴꾼들이 아예 도자기를 불법 인양하는 일도 이어졌다.

이에 문화재관리국은 '신안해저유물 발굴조사단'을 해군과 함께 구성, 1976년 10월부터 정식 발굴을 시작했다. 이어 1984년 10차까지 발굴이 이어졌고, 선체를 포함해 도자기류 2만661점, 동전 28t, 자단목 1천17본, 금속 729점, 석재 43점 등을 발견하는 성과를 거뒀다.

◆보물선 인양 미끼 '주가 조작' 대표 사례는 이용호 게이트

이 같은 꽤 성공적인 결과도 있지만, 일종의 사기 사건도 잇따랐다. 대표 사례가 '이용호 게이트'이다. 2001년 G&G그룹 이용호 회장은 보물선 사업 등을 미끼로 주가를 조작해 250억여원의 시세차익을 챙긴 혐의로 구속됐다.

비슷한 시기에 바로 동아건설도 보물선 사업을 시도하자 주가가 뛰었다. 다만 동아건설의 경우 실제로 보물선 인양을 시도하다 실패한 사례다.

두 사건은 보물선 사업이 널리 알려지면, 기대감에 해당 업체의 주가가 상승하는 등 해당업체가 부가적 이익을 얻는 일이 반드시 나타났다는 사실을 여실히 보여준다.

이 같은 굵직한 2개 사례를 바탕으로, 네티즌들은 신일그룹의 돈스코이호 인양을 주시하고 있다. 신일그룹이 돈스코이호 인양에 따른 이익을 관계자들에게 자신들이 만든 코인(가상화폐)으로 지급하겠다고 밝힌 바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만일 보물이 발견되지 않는다면 나눌만한 이익이 있는지, 궁극적으로는 돈스코이호 소유권 구성은 어떻게 돼 있는지, 이후 법적 분쟁 내지는 러시아 등과의 외교적 분쟁 소지는 없는지 등에 대한 관심도 쏠리고 있다.

한편, 17일 신일그룹 측은 "돈스코이호와 관련해 전 세계를 깜짝 놀래킬 사실 일부를 18, 19일 중 국내외 모든 언론에 공개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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